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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스타쉔 May 03. 2020

<시민의 교양> 사회 속 나를 찾아가는 길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 후 접하는 정치에 대한 생각


사람은 배부른 노예가 아니라, 가난하더라도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고자 한다.

내 이익과 결부된 문제에서 정치적 의사결정의 권한이 없는 자는 주인이라고 할 수 없다. 경제가 성장하든 실패하든, 그에 대한 책임과 후회는 주인으로서의 시민 스스로가 져야 한다.

-<시민의 교양> 채사장 지음



최근 국회의원 선거를 전후로 정치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던 나는 어색한 웃음으로 선거의 대화에서 빠졌다.


마흔이 넘은 후 나는 아직도 성장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젊음의 기억을 놓고 싶지 않아서 애써 쿨한 척 하지만 사실은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제로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년시절의 기억으로 정치는 투표한다고 바뀌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도, 아버지의 정치 의견에 동조하는 척하며 비위만 맞춘 덕에 정치와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해 왔다.


“박근혜 탄핵 이후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어요. 우리가 참여하면 정치를 바꿀 수 있어요.”


나와 동갑이지만 정치에 관심이 많은 친구 M 덕분에 선거 전날까지 밤샘 업무에 지쳤지만 마지막 투표시간을 지켜 나갔다.

집에서 1분 거리에 있는 초등학교의 거리 덕분에 마음을 먹기가 쉽기도 했고, 누구에게 표를 줘야 할지 몰랐지만 정치 전문가 M의 조언을 듣고 파란색 정당에게 표를 던지기로 했다.



하루아침에 갑자기 정치에 관심이 생길 리 없는 나는 투표 결과에도 관심이 없었다. 며칠 후 친구 M에게 투표 결과를 정리해서 듣게 되었다.

정당 이름을 어려워하는 나에게 M은 핑크당이라고 애칭을 부르며 송파구, 강남구, 용산구에서만 핑크당이 당선되었는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잘 설명해 주었다.



도서관에 꾸준히 다니며 연간 200여 권의 독서량을 자랑하는 친구 M과 달리 시간 날 때만 책을 한두권 읽는 나에겐 <리디페이퍼>와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문득 월간 구독료가 아깝기도 하고 모처럼 낸 오전 반차를 활용하면서 리디페이퍼를 손에 쥐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책을 읽으면서 최근 펼쳐진 국회의원 선거와 나와의 관계가 지구와 달 사이 정도 거리에서 한국과 일본 정도로 좁혀진 기분이 든다.


정치 전문가에 준하는 친구 M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지만 최소한 나의 시민 주인의식을 되찾는 데는 큰 도움이 되었다.


시민과 국가 사이의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세금에 대한 해석과 국가 탄생의 배경에서 사회가 돌아가기까지 복잡하게 얽히고섥힌듯 보이는 현상을 단순화시켜 이해할 수 있다.


세금과 얽혀있는 내 월급의 구조부터 주식회사의 구조까지, 그리고 국가라는 거대한 조직의 틀 안에서 내가 우려야 할 권리와 자유까지 개념 정리를 도와준다.


M은 작가 채사장이 복잡하게 얽힌 사회, 철학, 국가 등의 인문학 논제를 너무 단순화시켜 사람들이 탐구할 정신을 빼앗는 것 같다는 의견을 주었는데 나 역시 이야기를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책 읽기의 여정 중 하나로 접하고 지침서로 삼는다면 큰 무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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