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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스타쉔 Aug 09. 2020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2)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인생, 그러나 선택은 가볍게

인생이 존재의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그 과정 속에서 만나는 인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관을 정립할 때 도움을 주는 조력자라는 생각이 든다.

- Sunnygoes, 책을 읽고



밑그림은 항상 무엇인가에 대한 초안, 한 작품의 준비 작업인데 비해, 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 없는 초안, 무용한 밑그림이다.


<프라하의 봄> 영화 속 한 장면


그는 한없이 자책하다가 결국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할 수도 없으며 현생과 후생을 바로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테레자와 함께 사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혼자 사는 것이 나을까?

도무지 비교할 길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 길도 없다. 모든 것이 일순간, 난생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에 삶은 항상 밑그림 같은 것이다. 그런데 ‘밑그림’이라는 용어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 밑그림은 항상 무엇인가에 대한 초안, 한 작품의 준비 작업인데 비해, 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 없는 초안, 무용한 밑그림이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늘 선택의 기로에서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토마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곁에 두고도 갈 수 없는 길에 대한 욕망을 시도하고자 한다. 그것은 사회적으로는 정당화될 수는 없으나 묵인되는 일부다처제를 따르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나왔을 무렵, 인간은 직립보행이라는 행동양식의 큰 변화를 겪었다. 인류의 변화를 위해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이 생기고 안정된 주거보다 의상으로 몸을 가리며 교양을 찾기 시작한 첫행보. 그때부터 인간은 본성에 충실했던 육체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이성이 지배하는 현재의 모습을 띠게 되었다.


사회적 지위, 가치, 존재의 수만 가지 이유 속에서도 회귀본능이랄까. 본성을 따르는 육체의 쾌락은 그 정도를 규제했다가 자유롭게 풀어줬다 하면서 주기를 반복해왔다.


정도를 찾는다는 것은 사회의 몫이 아니라 나의 몫이라는 이야기를 작가는 네 명의 등장인물이 겪고 있는 사회적 위치와 관계에 대한 갈등 속에서 드러내 놓고있다.


<프라하의 봄> 영화 속 토마시


토마시가 할리우드라고 치면 테레사는 클래식 영화 정도로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 속에 네 명의 연인들은 사회의 체제와 변화를 겪으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지만, 기저에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선택이라는 것이 깔려있다.


결국 인생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고, 그 선택이 가볍다, 무겁다는 상대방이 아닌 본인이 깨닫게 되는 과정 그리하여 인생의 막을 내릴 때 비로소 깨우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프라하의 봄> 영화 속 테레사와 토마시


책을 읽고 나서 만났던 지인이 남녀 관계 속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는 이슈는 아니었지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 졌다. 내가 선택해서 벌어질 일을 모른다면 책과 다른 사람의 경험치를 통해 더 나은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작가 밀란 쿤데라는 인생의 선택은 결국 본인에게 달린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무겁게 살든 가볍게 살든 각자만의 몫이 있고 가족을 고를 수 없듯 생의 마감도 선택할 수 없는 거죠. 그런데 이 두 가지만 제외하면 우리는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와 권리가 있어요. 앞으로 나아갈 인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다음을 기약하며 이만 총총. Sunny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프라하의 봄>이라는 영화로 상영되기도 했다. 항상 영화보다 책을 먼저 접하면  줄거리가 담고 있는 본질에 더 집중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한 번으로 완벽히 소화할 수 없는 책이니 시간의 간극을 두고 다시 펼쳐봐야겠다.


https://youtu.be/UyxFXH0kz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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