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책으로 하는 일상 디톡스 ; 책톡
책으로 디톡스와 토론을 하다 보면 어느새 한 달 후가 기다려진다.
01 코로나 경제전쟁
02 호밀밭의 파수꾼 https://brunch.co.kr/@sunnygoes/129
0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 https://brunch.co.kr/@sunnygoes/137
1950년 당 체제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추방당하고 1975년 망명해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하고 교수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밀란 쿤데라. 2019년 12월 체코 정부에 의해 국적을 회복했다. 메디치상, 유러피안 문학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지만 노벨상 문학작가로 거론만 되고 아직 수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68년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아버지의 부재 속에 성장한 주인공은 외과의사 토마시다. 아니다 주인공은 그의 아내이자 사진작가인 테레자. 'Erotic friendship(에로틱 우정)'을 추구하는 토마시의 연애관에 동조하지 못하는 테레자는 괴로워한다. 에로틱 우정은 아마도 현재의 Friends with benefit(FWB, https://brunch.co.kr/@sunnygoes/36)와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토마시의 연인 중 하나인 사비나. 사비나는 테레자의 일자리도 소개해주기도 하지만 토마시와의 관계와 연인 프란츠와의 관계 속에서 갈등(?)한다. 부르주아적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프란츠는 잘 나가는 과학자이자 유부남이다. 아내와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사비나에게 이끌린다.
도입부 줄거리
어머니가 선택한 첫 남자는 처음 선택한 길이기에 썩은 동아줄을 잡은 꼴이 되었다.
그 후 만난 계부 또한 잘못된 선택의 연속성에 놓여있는 것 같아, 가족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집단 아래 아래 늘 성폭행을 당하기 일보 직전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걸어야 했던 테레사.
그녀는 썩지 않은 동아줄을 잡고 싶었고, 그렇게 토마시와 우연의 기회로 이루어진 만남을 잡았다.
그녀는 남자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여자가 아니었다.
의사의 타이틀을 달고 있는 토마시의 수준에 맞는 여자로 우뚝 서기 위해 노력했다.
토마시 정부의 소개로 취직한 잡지사에서 그녀는 타고난 센스 덕분에 전문 포토그래퍼가 되었다.
영원히 정착하지 못할 것 같던 토마시의 바람기를 잠시나마 잠재워 준 테레사는 그의 바람기에 분노하며 토마시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했으나 토마시는 카레닌(애견)을 들이면서 관계의 또 다른 전환점을 불어넣었다.
책 속 작가의 언어
“카레닌은 스위스로 가는 것을 한 번도 탐탁하게 여겨 본 적이 없다. 카레닌은 변화를 싫어했다. 개에게 있어서 시간은 곧게 일직선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며 시간의 흐름도 하나가 지나면 다음 것으로 가는, 점점 멀리 앞으로 가는 쉼 없는 운동이 아니었다. 시간의 흐름은 손목시곗 바늘처럼 원운동을 했다. 시곗바늘 역시도 미친 듯 앞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같은 궤도를 따라 하루하루 시계 판 위에서 원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프라하에선 새 소파가 놓이거나 화분의 자리만 달라져도 카레닌은 분개했다. 그의 시간 감각이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었다. 마치 쉴 새 없이 시계 판의 숫자를 갈았을 때 시곗바늘이 겪는 혼돈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카레닌은 취리히의 아파트에서 금세 과거의 시간 감각, 과거의 습관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프라하에서처럼 아침이면 그들의 하루를 열어 주기 위해 침대 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테레자와 함께 아침 장을 봤으며 프라하에서와 마찬가지로 매일 산책을 요구했다.
카레닌은 그들 삶의 시계였다. 절망의 순간마다 테레자는 이 개 때문에라도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녀보다도, 아마도 둡 체크나 버리고 떠나온 조국보다도 카레닌은 더 허약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들의 만남이 처음부터 오류에 근거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그날 겨드랑이에 끼고 있었던 <안나 까레니나>는 토마시를 속이기 위해 그녀가 사용했던 가짜 신분증이었다.”
인물 분석
테레사
역할 : 토마시의 정착지이자 사랑하는 아내
욕구 : 신분 상승, 출세, 진정한 사랑
도구 : 안나 까레니나
직업 : 술집 여종업원, 포토저널리스트
철학 : 진중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갈망하는 무거움
토마시
역할 : 테레사의 남편이자 테레사를 수많은 여자를 제치고 사랑하지만 본능적 바람기를 잠재울 없는 남자
욕구 : 모든 여자를 육체적으로 탐구하고 정복하고 싶어 함
도구 : 육체
직업 : 외과 의사, 유리닦이, 트럭 운전사
철학 : 외과의사로서는 진중함을 유지하나 연애관에서는 최대한 가볍고 싶어 함
토마시는 약 200여 명과의 육체적 관계 속에서 정착하지 못하다가 자신이 가지지 않은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테레사에게 이끌리며 결혼과 자녀를 둔다. 그러나 그는 여체에 대한 호기심의 끝은 육체적 정복이라고 느끼며 어느 누구로부터 간섭받지 않는 남녀 간의 탐색 시간이 주는 오롯한 순간을 즐긴다. 그가 의도하지 않았던 기고문 하나로 망명 생활과 화이트 칼라에서 블루 칼라로 직업이 바뀌지만 그는 그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사비나
역할 : 남자들이 진정한 사랑을 찾게 도와주는 촉매제 관계. 토마시의 연인이자 프란츠의 정부
욕구 : 마음속으로는 완전한 관계와 사랑을 추구
도구 : 극한의 섹스, 중절모자
직업 : 화가
철학 :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나 그 관계의 불완전함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
프란츠
역할 : 사회 속 위치를 지키려고 연연하나 사비나와의 관계에서 일탈을 완성시킨 자유연애주의자
욕구 : 애증과 사랑을 혼돈하며 육체와 마음이 서로 다른 방향을 추구
도구 : 결혼, 이혼, 애인
직업 : 교수
철학 : 이상과 현실에서 갈등하나 타협점을 찾는 일탈을 꿈꾸는 현실주의자
나머지 이야기는 2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