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써니스타쉔 Dec 12. 2020

<죄와 벌> 하, 타인의 감정

코로나 그 이후와 인문학의 상실


<죄와 벌> 하권의 리뷰 대신 코로나로 처음으로 독서 모임을 온라인으로 했다. 오늘 온라인이지만 나름 재미있게 이야기 한 과정 중 기억나는 부분을 다시 정리해 본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가장 좋아하지만 분량이 많아 <죄와 벌>을 선택했고 이 모임에서 함께 읽고 싶었다.



공통 : 그간 한 달에 한번 하는 분량 치고는 꽤 방대한 양이기도 했는데,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이름과 주인공에 따라 복잡하게 왔다 갔다 하는 장면들을 따라가는 과정이 조금은 복잡하고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도 지리멸렬한 과정을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하면서 그렇게까지 묘사해야 했을까 싶을 정도로 디테일하게 감정 묘사를 했다.


민정. 인섭 : 그래서 이 작가가 대가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다.


민정: 라스꼴리니꼬프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존재를 <이>로 표현하고 있고, 돈을 가지고 자기에게 그 혜택을 주지 못하는, 영양가 없는 사회악 같은 존재로 표현하고 이를 없애는 사람, 즉 자신이 영웅이 되고자 한다.


선희: 문제는 라스꼴리니꼬프가 죽이기로 결심한 인물이 힘없고 거동조차 불편한 노인이었다는 데 있다. 만약 죽였던 인물이 파렴치하고 나쁜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면 어떤 이유가 성립될 수도 있을 거 같지만 이 부분에서는 그가 너무 매정하다는 생각이다.


인섭. 선희: 라스꼴리니꼬프의 인물 캐릭터에는 작가 자신의 경험이 많이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극히 가난했던 경험의 일상이나 지적 수준 등은 작가 본인과도 많이 일치하는 부분이다. 또한, 한 사람을 죽이게 되는 과정에 대한 갈등과 묘사를 조면 작가가 직접 교살한 적은 없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그에 준하는 생각은 해본 적이 있고, 그와 유사한 경험을 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인섭: 소냐는 라스꼴리니꼬프를 회개하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녀의 존재로 라스꼴리니꼬프는 본인의 의지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준을 소냐로 인해 극복한다.

혹설에 따르면 작가의 말년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 지리멸렬할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하던 전체적인 문체에 비해 마지막에는 너무 전개가 빠르고 갑자기 주인공이 회개를 한다. 그래서 다른 작가가 대신 마무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민정: 인문학 소양의 상실로 타인의 죽음 예를 들면 김기덕 감독의 코로나로 사망한 것에 대해 죽음 자체보다 그 사람의 행실에 대해 죽은 사람을 향해 삿대질하는 행동은 일종의 휴머니즘의 상실을 보여준다.


인섭: 책이 쓰인 1866년도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이후 <러시아 혁명, 1905~1932>을 거쳐 농민이 단결하여 혁명을 일으키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공통: 결국 주인공은 자수를 하고 유배를 가면서 회개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비범한 사람 즉 영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 사람들처럼 과거를 회상하면서 참회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다음 책은  <그리스인 조르바>로 정했다. 다음 달 둘째 주까지 새로운 작가와의 만남을 시도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죄와 벌> 죄의 근원지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