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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햇님 Sep 02. 2019

안녕하세요!

제대로 하는 첫 인사


안녕하세요, 첫 인사를 정식으로 남깁니다.

'남편의 기록'을 연재하고 있는 반짝햇님이에요.

소극적이지만 수다를 좋아해서 이렇게 꼭 한 번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기존 글은 매거진으로 묶었고, 주제와 다른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이렇게 한 번씩

아무런 묶음 없이 끄적여보려고요.  


흠흠, 우선...

브런치 계정은 5, 6년 전 회사 다닐 때 만들어두고 잊고 지냈네요.

한두달 전쯤, 귀국 얘기로 남편과 의견이 갈려서 투닥투닥 다투다가

결국 돌아가기로 결정하고(이게 2주 전) 깊은 빡침에 브런치를 떠올렸습니다.

속에서 나고 있는 불길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정말인지 쑥대밭이 될 것 같았거든요.

시작 만큼 정리도 중요한 거니까요. 교토 생활을 잘 매듭짓고 돌아가는 게 지금의 가장 큰 목표예요.

짐을 빼기로 한 날이 9월 20일이니 그때까지 매일매일이 바쁨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매거진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에는 N블로그에 일기 남기는 걸 좋아했어요. 근데 본격적인 남편 이야기는 어쩐지 쓰기가 어려웠어요.

제 블로그는 시아버님도 남편도, 아가씨도 읽고 있어서 솔직하게 글 쓰기가 쉽지 않거든요...

아버님도 남편의 독특한(?) 성격을 알고 계시지만, 자기가 아들 나무라는 것과

며느리가 불평하는 건 꽤 괴리감이 있을 것 같아요.

흐음, 이를테면 제게는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는 보헤미안 성격의 아버지가 있습니다.

저는 아버지 흉을 종종 보지만, 누군가 제 아비를 욕하는 건 참을 수 없죠. 그게 가족인가봅니다.


우리 집 남자는 조금 아까, 서울로 3박4일 출정을 떠났습니다(왠지 모르게 좋다??).

전에 없이 열심히 원서를 쓰며 한국에서 일할 곳을 찾고 있는데, 내일 면접이 잡혔거든요.

한국에서 지낼 집도 알아봐야 해서 여러 가지 임무를 맡고 길을 떠났습니다.

사실 원서를 쓰기까지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도시로는 절대 가기 싫다고 버티는 바람에,

"그럼 뭐! 뭐 하고 살 건데! 다 같이 손가락 빨고 살래?"라는 말로 몰아세웠습니다.

농사를 짓고 싶다고 합니다. 헐.


"월세 보증금도 넉넉하지 않은데 무슨 농사야? 몇 년만 직장 생활하다가 천천히 정리해서 내려가자고."

내가 왜 청유형 문장을 써가면서 남편을 설득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행과 유학에 이어 팔자에도 없는 농사꾼의 아내가 될 것 같아서 필사적으로 회유했습니다.


남편에게는 '차근차근'이란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는 성격이라서

"그래, 그렇게 해."라는 말은 정말정말 잘 생각하고 해야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직장인이 되고자 한국, 도시 속으로 들어가지만

앞으로의 인생은 알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연재가 끝날 때가지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그 외에도 편안하고 공감 가는 일상 이야기로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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