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여전히 낮은 자존감으로 살고 있지만

조금씩 성장하기

by 후이

지난 두 달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왜 자존감이 낮은지, 또 어떻게 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왜 자존감이 낮은지에 대한 글을 쓰려할 때는

자기 연민으로 가득 찰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었다.

자존감이 낮은 이유를 찾으면서 핑곗거리만 찾을까도 우려했지만,

글쓰기의 자정능력 덕분인지, 외부 요인으로 화살을 심하게 돌리진 않았다.


반면 자존감이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경험을 적으면서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것도 많고, 또 그러한 것을 통해 나름 행복하게 잘 살고 있구나

하는 뿌듯함도 느낀 두 달이었다.


찾아보면 주변의 소소한 행복이 많은데,

글쓰기가 없었다면 이런 나에게 주어진 행복을 발견하지도 못한 채

여전히 낮은 자존감 속에서 남을 부러워하거나 남 탓을 하며

우울하게 살았을 것 같다.


이렇게 글도 쓰고,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소한 행복을 느껴가며 나름 잘 살아가고 있지만

일상이 무너지거나, 생각지 못한 변수가 찾아왔을 때,

기대와는 다른 인간관계에 힘들어할 때 등등

힘겨운 상황이 온다면 기껏 찾아내고 조금씩 키워왔던 자존감이 와르르 무너질까도 걱정이다.


이론과 현실은 다르니 말이다.

이론적으로는 자신을 사랑하고, 즐거움을 주는 일들을 하며, 사랑하는 이들과 일상을 즐기며 살아가면

그 보다 더한 행복이 없고, 또 자존감이 충만한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고난 앞에서

감사하며 즐길 수 있고, 그래서 자존감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나를 괴롭히던 자기 연민, 자기 비하, 남들과의 비교 등등

자존감을 무너트리는 것들이 세트로 다가올 테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과거와 다른 점이라면 상황을 인식한다는 점일 것이다.


'아, 내가 지금 상황이 조금 어렵다고 또 남과 비교하는구나, 자기 연민에 빠질 것 같은데...'


이런 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 설령 자존감에 다시 상처가 나더라도

최악의 상황인 우울의 끝으로 달리지는 않게 될 것 같다.


내 상황을 인식하는 힘과 최악에서 멈출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나 할까?


여전히 자존감이 높은 매력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낮은 자존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스스로를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밀라논나 님의 말처럼 '자신을 호강시키며'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더더 찾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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