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nyi Sep 21. 2017

자존감 수업, 윤홍균 (2016)

행복과 행운의 필승법을 위한 자존감 수업

알면서도 안되는 것들이 있다면 다이어트 성공 하기, 진짜 화가 나도 욕하지 않기, 어느 곳에서든 포커페이스 되기, 지금 행복하기 그리고 자존감을 높이기. 뭐 무수히 더 많은 것들이 있지만 요즘 내가 생각하는건 저런거다. 남들은 잘 만하던데 나는 왜 못할까 싶다가도 이제는 그려려니 생각하면서, 저런 순간들이 오면 절제하고 스스로를 통제하기로 다짐하고 스무스하게 넘어가려 한다. 물론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이 날씨에 어떻게 후회없이 놀까 고민 중이니 지금에 만족은 없는 건가. 젠장! 젠장은 욕이 아니다.


내가 책을 사는 기준 중의 한 가지는 예쁜 책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표지 디자인이 예쁘던가, 색이 내가 좋아하는 색이던가 이런 아주 사소한 포인트.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책은 점심시간을 커피로 대충 때우고 슬슬 걷다가 들른 알라딘에서 보인 첫번째 책장의 제일 처음에 꽂혀져 있던 책이 었기 때문에 읽게 되었다는 진짜 아무 생각없이 몇 장 들춘 책이었단 말을 하고 싶어서다. 이런 내용의 책은 더 이상 잘 안 읽혀져서 요즘 손이 잘 안 가던데, 이상하게 연이틀을 이 책 때문에 알라딘에 들렀다. 바로 이 문단 때문에.


사회생활에는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언제, 어디까지, 어떻게 해야 가치를 인정받는지 알려주는 길잡이가 없다. 뚜렷한 성적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인기투표를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기도 어렵고 그것을 느끼기는 더 어렵다. (중략) 해답은 과정에 있다. 과정에 몰입하면 된다. 평가는 나중의 일이고 과정은 현재의 일이다. 과정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자존감은 '내가 내 마음에 얼마나 드는가'에 대한 답이다. 그러기 위해선 타인의 평가가 아닌 자신의 평가에 집중해야 한다. (p79)



크게 공감하는 부분이다. 아-주 오랜 기간 내 모든 것의 기준은 바깥에 있었다. 그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들을 예컨데, 당차고 똑부러진 멋진 커리어언니, 누나, 친구 같은 사람이었기에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맺은 인간관계의 과잉 속에서 나는 매번 나로 인해 즐거워 하는 사람들에 대한 주목보다는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부분에 대한 쓴소리에 쓰러질만큼 휘청였다. 그래도 나는 다음을 이야기 하며 짐짓 괜찮은 척 일어섰다. 문득 나를 움직이게 한 건 채찍이 아니라 당근이었구나를 느끼곤 이게 아닌데 싶었지만 관성때문에 브레이크가 쥐어지지 않았다. 내가 삐그덕거리니 내 관계들도 덩달아 삐그덕 거려 멈출수도, 그렇다고 더 달릴 수도 없었다. (이래서 안전거리 확보가 중요하다고 하나보다)


그러던 내가 비로소 '내가 나에게 얼마나 마음에 드는가'를 다시 생각하기 시작한 건 아이러니 하게도 그 사람과의 연애가 끝난 후다. 나에게만 집중하지 않았던 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의 난 좀 괜찮았다. 사랑 노래도 들을만 했고, 한마디에 울고불고 하지 않는 여유가 퍽 있었고, 나에 대한 자신감도 썩 좋았으며, 무엇보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내 모습이 멋졌다. 그 순간, 주저하지 않았던 내 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잘 했다. 멋지다. 오랜만에 마음에 든다. 그뤠-잇!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세 가지 부류 중 하나는 감정을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게 아니라, 감정을 느끼는 것을 나약한 행동이라고 생각해 거부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감정에 죄책감을 갖는다. 감정을 안 느끼려는 행위는 '다이어트를 해야 하니 배고프지 말아야 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p151)


정확하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나약해보인다. 꼭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한 것 같고, 극복하고자 하는 절실함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절대 어른스럽지 않아 보이는 모습에 조바심도 나고, 실망도 하고나면 될 대로 되라식으로 널뛰기하는 감정에 순식간에 또 다시 엉망이 된다. 그야말로 수퍼 울트라 스튜핏.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누구나가 공감할 방법으로 표현해 적절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지만, 그게 또 말처럼 쉽지가 않은 것도 사실. 그런 말이 생각난다. 그렇게 살꺼면 후회하지 말고, 후회할꺼면 그렇게 살지 말라. 냉정하지만 모든 결과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니까 언제나 판단을 똑바로.


실망했다는 말은 기대가 있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실망은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생기는 감정이다. 유독 실망감에 자주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가졌건, 얼마나 누리는게 많건 상관없이 모든 일에 실망할 준비가 되어 있다. 실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남들보다 기대치를 턱없이 높게 잡거나 언젠가는 실망할 거라고 예상하면 된다. 좋은 일이 생겨도 '어쩌다 행운이 온 거야'라는 한마디면 언제든지 실망할 수 있으니까. (p180)


타인에 대한 기대는 내가 가장 약한 부분인데 기대 하지 말자 바라면서도 또 바라게 되는 아주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아주 막연하게 그냥 실망하지 않기 위해 기대하지말자! 라고 다짐했다면, 이 책에서 읽은 실망하는 법은 너무나도 맞는 말이라서 잠시 멍할 수 밖에 없었다. 기대치를 턱없이 높게 잡거나, 언젠가는 반드시 실망할거라 예상하기. 그래도 '어쩌다 행운이 온거야'라는 실망의 필승법은 너무 슬프다. 행운은 마음의 준비가 있는 사람에게만 미소를 짓는다고 하니, 행운은 나에게 온다는 생각으로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내가 나일 수 있음을 지켜내야겠다.



행복과 행운의 필승법


자존감에 관련한 책이지만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부터 이야기 했지만 몰라서 안하는게 아니니까. 약을 먹는다고 높아 지는 것도 아니고, 친구들과 이야기 한다고 해서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사고하는 방식, 행동하는 방식등의 변화를 통해 내 스스로만이 높일 수 있는 것이기에, 그리고 우연치 않은 어떠한 계기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것이기에 아프지만 각자의 몫으로 두고 싶다. 언제 어디서나 유연하게 내가 나다울 수 있음이 행복과 행운의 필승법일테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200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