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시간을 선물 받았다

갑자기 주어진 시간에 대처하는 법

(작년에 적어둔 글에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아침 일찍 일정이 있었다. 아이들 등교 준비할 동안 이불 개고 청소 돌리고 빨래를 널었다. 남편과 아이들 출근시키고 약속장소로 부지런히 출발했다.




휴식이 필요했다

사실 나는 휴식이 너무 필요했다. (작년) 남편이 다쳐서 수술 날짜를 잡았는데 아들도 갑자기 다쳤다. 벼 수매, 콩 수매며 농사일도 바빴고 집안일은 끊임없이 나에게 몰아쳤다. 내 할 일도 해야 되고 자기 계발도 해야 되고 가족들 지인들도 챙겨야 했다.


그러면서 또 잠은 다 챙겨 자야 되고, 보고 싶은 웹툰은 봐야 되고, 세상 살이 돌아가는 것도 궁금하고,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하고, 할 일은 왜 이렇게 반복해서 쌓이는지.


시간을 선물 받았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일정이 취소되었다. 시간이 뻥하고 뚫렸다.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질리면서 뭘 해야 될지 모르겠다. 당황스러웠다.


그것도 잠시, 다시 생각해 보니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 일정 속에 누군가가 나에게 쉴 시간을 준 것이다. 나는 시간을 선물 받았다. 


시간 나면 해야 될 리스트는 핸드폰에 적혀있지만 하기 싫어졌다. 그냥 멍 때리고 싶.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 그런데 현실은 리스트에 남은 다른 할 일을 해야겠지.



나는 내향인이다

일정 취소가 반가운 걸 보면 난 역시 내향인이다. MBTI는 E지만 난 내향인임이 틀림없다. 맘껏 쉴 수는 없지만 시간을 선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여유가 생긴다. 오늘은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갖고 느긋하게 하루를 살야겠다.





하루는 왜 이렇게 짧은지. 24시간이 후다닥 지나가는 게 아쉽기만 하다. 하루를 알차게 잘 살고 싶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시간이 늘 아쉽다.


시간을 선물(?) 받았던 그 날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마침 어제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며 작년에 적어둔 글을 정리해 보았다.


어제 갑자기 몸이 아팠다. 하루를 끙끙 앓으며 생각이 참 많아졌다. 죽음의 문턱까지 상상(?)하며 1분 1초를 더 행복한 일에 소중히 잘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도 나에게 시간을 선물해 줘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과 단둘이 영화를 보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