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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성 Jun 11. 2022

서울 최고의 ‘숲세권’ 동네, 우이동 여행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

자연 친화적인 동네 우이동 / 이하 ⓒ김종성

서울의 지붕 창신동, 어르신들의 파라다이스 낙원동, 부군당굿을 하는 당집이 많았던 한강변 동네 당산동(堂山洞), 조선시대 여덟 명의 판서가 나왔다 해서 이름 지은 팔판동 등 서울에는 특색 있고 유서 깊고 이야기를 품은 동네가 많다. 강북구 우이동은 서울에서 가장 자연친화적인 동네다.  동네 면적의 81%를 북한산 국립공원이 차지한다. 가히 서울 최고의 ‘숲세권’ 동네라고 할 만하다. 덕택에 인근 번화가에서는 볼 수 없는 아늑함과 고요함이 배어있다. 


동네 이름도 재밌다. 우이(牛耳, 소귀)라는 것은 우이동에서 빤히 보이는 도봉산 끝자락에 있는 우이암(牛耳岩)에서 따왔다. 동네 이름에서 딴 우이천도 빼놓을 수 없다. 우이동은 조선시대에도 불렸던 오래된 지명으로 태조 이성계가 한양에 도읍을 옮길 때부터 서울에 속한 동네다. 경전철 우이신설선 개통으로 우이동 찾아가기가 한결 편해졌다. 우이동 지역에서는 북한산우이역, 솔밭공원역, 4.19민주묘지역을 오간다. 

계곡가 숲속 맛집이 많은 우이동 유원지
흙길로 이뤄진 편안한 우이령길

순우리말로 ‘소귀 고개’인 우이령길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경기 양주시 교현리를 연결하는 숲길이다. 도봉산과 북한산의 경계로 오랜 옛날엔 한양에서 양주를 오가던 마찻길이었다.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내려 우이동 유원지를 지나면 우이령길의 들머리 우이탐방지원센터(T. 998-8356)가 나온다. 우이동 유원지에는 계곡가에 다채로운 맛집들이 들어서있다. 풍천장어, 누룽지 백숙, 더덕 불고기 등으로 별미를 즐기고 우이령길을 걸어도 좋겠다.


우이령길은 북한산 둘레길 21코스로 다른 둘레길에 비해 힘든 구간 하나 없이 넓고 완만한 길이 길게 이어지는 숲길이다. 전구간이 완벽한 흙길로 신발을 벗어 걸어도 좋을 정도로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총 6.8㎞ 거리로 도보로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인원수를 제한하고 방문 예약제로 운영하다보니 맑고 청정한 자연 속에서 철마다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시기에도 보다 여유로운 산행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길이다.

'순례길' 별칭이 있는 북한산 둘레길 2코스

산책 같은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북한산 둘레길. 산 정상이 아니라 허리를 에둘러 가는 부담 없는 산길이다. 우이동에는 북한산 둘레길이 2개에 걸쳐 이어져 있다. ‘소나무숲길’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나무숲 울창한 1코스와 ‘순례길’이란 별칭이 붙어있는 2코스다. 2코스에는 김창숙·이시영·이준 등 10여기의 애국선열 묘소와 광복군 합동묘소가 있다. 


3·1운동부터 대한민국 건국까지 격동기 근현대사에서 나라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자신의 삶을 내던진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을 걷기 좋은 숲길에서 만날 수 있다니···· 순례길이라 이름지을만했다. 둘레길 가에 보광사라는 고즈넉한 사찰이 있어서 쉬어가기도 좋다. 

우이동 가족캠핑장
서울 도심속 유일한 소나무숲, 솔밭근린공원

우이동 가족캠핑장은 강북구 도시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북한산과 우이천이 만나는 청량한 자연경관과 도심 속 숲의 정취로 여유로운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인기 캠핑장이다. 뒤로 북한산 풍경이 펼쳐져 있고 주변에 등산과 둘레길, 계곡 산책길이 나있어 더욱 좋다. 다목적 잔디광장, 글램핑, 통나무집 등 다양한 여가시설이 캠핑장 내에 있다. 


매점에서 텐트와 매트, 가스버너 등을 대여해 주어 캠핑장비 없이도 야영을 즐길 수 있다. 북한산 우이역이 도보 4분 거리에 있어 찾아가기 편리하다. 캠핑장 예약은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 이용 문의 : 02-944-2941~2942 


우이동에는 서울 도심의 유일한 소나무 숲이 있다. 사람이 가꾼 공원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숲이다. 솔밭근린공원이 그곳으로 1천여 그루에 달하는 소나무가 울창하게 뻗어 있다. 최소 100년도 넘은 나무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가지를 틀고 서 있다. 1990년대 자칫 아파트 개발지로 선정되어 사라질 뻔했지만 1997년 서울시와 강북구가 땅을 매입하여 2004년 공원으로 개장했다. 북한산이 가까운데다 솔밭공원 덕택에 우이동은 대표적인 '숲세권' 동네가 됐다. 


솔밭공원은 이제 이 도시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되었다. 에어컨 시원한 카페보다 나는 이 공원이 좋다. 키큰 소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계절을 느끼는 것. 다들 활기차 있는 것. 좋아하는 장소가 생긴다는 것은 마치 인생에 경력이 쌓이는 듯한 기분이어서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했다.  

친근한 도선사 마애불
도선사에서 오르는 북한산 백운대

우이동 북한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고찰 도선는 많은 불자들의 기도처로도 유명한 곳이다. 도선사의 랜드마크이자 불자들이 가장 많이 모여 기도를 하는 곳은 도선사 마애불 입상이다. 대웅전 뒤편의 거대한 바위 한쪽을 깎아 조성하였다. 마애불은 돌에 새긴 부처라는 뜻이다. 커다란 바위 면에 부조로 새겨진 큰 불상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제34호)다. 넓적한 사각형 얼굴에 눈은 큼직하고 코는 뭉뚝하고 입은 두드러지고 귀는 타원형으로 순박하고 친근한 불상이다. 


경전철 북한산 우이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도선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버스(승합차)를 타고 방문할 수 있다. 주말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30분마다 셔틀버스가 오가니 편리하다. 


도선사 주차장에 있는 백운탐방지원센터에서 북한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봉우리 백운대(白雲臺 836m)에 오를 수 있다. 만경대, 인수봉과 함께 삼각산(북한산)이란 이름을 낳게 한 세 봉우리 중 도보 산행이 가능한 유일한 곳이다. 언제 찾아도 북한산 특유의 장쾌하고 시원한 바위산 조망이 펼쳐져 인기가 있다. 정상까지 약 2.1km로 1시간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백운대에서 우이동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백운천으로, 우이동 계곡을 적시며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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