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사랑해, 너의 모든 것들을.

by Cactus

긴긴밤 내내 통화를 했는데도 서운함이 풀리지 않았던 나는 출근길에 굳이 전화를 걸어 가시지 않은 섭섭함을 풀어놓았지.


운전하는 사람에게 괜한소릴 한 것 같아 하루종일 미안했어. 일도 힘들고 날씨도 궂은데 내가 아침부터 기운빠지게 한 건 아닐까, 너무 내생각만 한 건 아닐까. 만나면 어떤 표정을 해야 할지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너에게 갔어. 갔는데..


오늘 나온 신상이라며, 네가 좋아할 것 같아 출근길에 샀다며 환한 얼굴로 선물을 건네는 너는 마치 오전의 일은 다 잊은 듯 했어. 나랑 전화하면서 언제 매장을 들렀어? 통화하기도 정신없었을텐데. 라는 내 말에 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지. 응, 자기가 전화 끊었을 때 나 매장이었어. 자기 이거 갖고싶어했잖아, 어제부터 아침에 얼른 매장 들를 생각만 하고 있었지. 신상이야 이거!


투덜대는 내 목소리와 상처주는 말을 뒤로하고 매장에 달려갔을 네 발걸음이 그려졌어. 비오는 아침, 너는 얼마나 정신없었을까. 수화기 너머로 아픈 말들을 들으면서도 너는 기뻐할 내 모습만 생각하고 있었겠지. 내가 좋아할 색과 모양을 고민하고 내가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면서.

아까 아침에 비때문에 바지가 다 젖었다며 너는 괜찮냐고 물은 것도 이유가 있었구나. 주차장에서 굳이 매장쪽으로 나오느라 네 출근길은 분주했겠구나.


이렇게 나를 따뜻하게 하는 사람에게 별 것 아닌 서운함이 무슨 소용 있겠니.


사랑해. 너의 모든 것들을. 나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먼저 손내미는 깊은 마음을. 빗길에 젖었을 옷깃을. 어젯밤 통화로 잔뜩 부어있던 눈과 별 일 없었다는 듯이 내 손을 꼭 잡아주던 너의 손을. 웃음을, 목소리를, 너의 모든 것들을.


나역시 너의 그 깊은 마음을 안아주고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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