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 프리랜서 강사 일기
‘만약 더 이상 돈을 벌지 못한다면 어떡하지?’ 마음에는 늘 두려움이 있습니다. 생계에 대한 불안, 능력에 대한 회의감, 대인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탄탄하지 않은 지반에 서 있으니 즐겁더라도 이내 불안해집니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다양한 생각을 접하고 싶고, 한 곳에 얽매이고 싶지 않은 욕구를 고려해 ‘프리랜서 강사’가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즐거운 수업을 할 때면 잘 선택했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내 ‘언제까지 할 수 있지? 단순히 운이 좋은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찾아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수업 준비 20%, 수업 50%, 부모 상담 15%, 문서 작업: 15% 정도입니다. 수업 준비와 수업 자체는 스트레스받지 않습니다. 가장 스트레스는 아이들이 다른 학원과의 스케줄 혹은 불만으로 나가는 경우입니다.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어 수업이 원만하게 운영되는 경우에도 큰 상처를 받습니다. 이내 무능력하다는 성급한 결론을 내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판단하자면 ‘관계에 대한 욕구’가 큽니다.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학부모와 고민을 공유하고, 직장 동료들과 목표를 향해 연대할 때 행복합니다. 그렇지 않고 소통하지 않은 채 아이들이 나가고, 예기치 않은 지적을 받거나, 책임을 전가받는다고 느낄 때 힘듭니다. 의도와 다른 오해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회사를 이직하고 싶다는 욕구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럼에도 퇴사하지 않은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프리랜서이기에 시간을 유동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한 곳에 얽매여 매일 같은 사람을 보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재미있는 교수법을 적용하여 '즐거운 수업'을 꾸릴 수 있습니다. 틀을 벗어난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걸 좋아하는데, 새로운 교수법을 적용하여 아이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면 성취감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부수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입입니다. 시간 대비 높은 수입을 받고 있습니다. 시간당 페이를 받는데 투자하는 시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수입을 받는다고 여겨집니다.
앞으로 하는 일의 본질을 찾고, 업무 몰입도를 올리고 싶습니다. 초등 논술 강사의 본질은 “ 아이들이 변화하는 미래사회를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생각도구를 통해 사고를 확장하도록 돕는 일” 같습니다. 아이들이 구체적인 미래구상보다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속 북극성을 찾기를 바랍니다. 물론, 제 인생의 북극성도 찾아나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