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으로 이사하기로 결정하고 난 뒤 도시의 아파트나 빌라, 주택으로 이사할 때처럼 준비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가 이사 후에 당황하는 분들이 많다. 도시 내에서의 이사와 도시에서 도시가 아닌 전원주택으로 이사는 많이 다르다.
11년 전 처음 전원생활에 도전하기 위해 전원주택으로 이사하며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전원주택으로 이사하기 전 알아두면 도움이 될 만한 생활정보들을 알려드리려고 한다.
1. 정수기 교체
도시에서 이사를 할 땐 정수기 이전설치를 의뢰하면 이사 당일, 정수기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전원주택으로 이사할 때도 똑같은 방법으로 정수기 이전설치를 의뢰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사 갈 전원주택이 상수도 시설이 되어 수돗물을 사용하는 곳이라면 같은 방법으로 이전설치만 해도 된다.
하지만 지하수를 사용하는 전원주택이라면 반드시 고객센터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도시에서 사용하는 정수기와 전원주택에서 사용하는 정수기는 정수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정수기의 정수 방식에는 역삼투압 방식, 중공사막 방식, 나노필터 이용방식, 이온정수기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수 방식은 역삼투압 방식과 중공사막방식이다.
역삼투압 정수방식은 물에 압력을 강제로 가해서 불순물의 농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이동을 시키는 과정에서 멤브레인필터를 통과시키는데 이 과정을 통해 오염물질이 걸러지게 되어 깨끗한 물로 정수가 되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물속에 있는 중금속,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너무 깨끗이 제거해서 우리 몸에 도움이 되는 각종 미네랄 성분까지 모두 제거되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그에 반해 중공사막 정수 방식은 역삼투압 정수기 필터보다 필터의 구멍이 크기 때문에 중금속, 각종 바이러스나 방사능 물질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하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선 식수 공급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만큼 수돗물에서 중금속이나 방사능 물질이 섞여 나올 일이 많지 않다. 그래서 미네랄까지 제거되어 산성수가 되기 쉬운 역삼투압 정수방식보다는 미네랄이 포함되어 알칼리성을 띠는 물을 마실 수 있는 중공사막 정수방식 정수기가 더 보편화되어 있다고 한다.
지하수는 수돗물과는 달리 그 어떤 관리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바로 집안으로 끌어들여 사용하기 때문에 전원주택에서는 오염물질 제거에 초점을 맞춘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를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도시에서 사용하던 정수기가 어떤 정수방식을 이용한 것인지 고객센터와 통화를 통해 알아봐야 하고 그 이후에 정수기를 이전 설치할 것인지 정수기를 새롭게 교체 설치할 것인지를 결정해서 미리 신청을 해야만 이사 당일부터 정수기를 사용할 수 있다.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도시에서 사용하던 정수기를 이전 설치해서 그냥 사용하면 석회물질을 포함한 지하수의 여러 가지 물질이 걸러지지 않은 물을 매일 마시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다.
2. 인터넷 설치
전원주택으로 이사하면 인터넷 설치를 어느 회사 것으로 선택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생략되곤 한다. 시내와 가깝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전원주택의 인터넷 설치는 거의 KT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사용하던 인터넷이 KT가 아니라면 이사 전에 미리 이용 중인 업체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이사 갈 곳의 주소를 말씀하신 후 이전 설치가 가능한 곳인지 문의해야 하는 이유다. 이전 설치가 안 된다고 하면 해지한 후 KT에 인터넷 신규 설치를 미리 신청해야만 이사 당일부터 컴퓨터 사용 및 TV시청이 가능해진다.
그나마 이것도 인터넷용 전신주가 있는 지역일 경우에만 가능한 얘기다. 만약 집 주변에 인터넷용 전신주가 없는 경우엔 전신주 설치비용도 내라고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터넷 설치 불가 지역인 경우도 있으니 집 보러 다닐 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지역인지도 꼭 알아봐야 한다다.
신규 주택단지인 경우 인터넷 불가 지역인데 어떤 조건을 수락하면 인터넷선을 깔아줄 수 있다고 전화 오는 일도 있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 먼저 전화해 오는 경우는 대부분 인터넷 유선 설치하는 곳에서 수당을 받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거라고 한다.
그런 전화를 받으면 바로 계약하지 말고 그들이 말한 업체 즉 LG U+ 나 SK에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부터 해야 한다.
전원주택으로 이사하기 전 인터넷 설치는 가능한지 꼭 확인해 보자.
3. 면사무소 방문
시골에서는 이사 후 전입신고를 하러 면사무소에 가게 된다. 면사무소에서 전입 신고를 하고 나면 군이나 면 생활에 필요한 정보 관련 안내문들을 나누어주는데 그 자료들은 잘 챙겨 와서 꼭 읽어봐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재활용 관련 안내문이다.
재활용방법, 쓰레기 별로 배출하는 요일도 동네마다 다르기 때문에 꼭 자세히 읽어봐야 한다. 혹은 전입신고 이후 이장님이 전입신고된 사항이 맞는지 확인하러 오셔서 관련 자료들을 주기도 한다.
아파트에선 단지 안에 쓰레기 배출하는 곳이 있고 도시의 주택에선 요일에 맞춰 쓰레기를 집 밖에 내놓으면 수거해 간다. 하지만 전원주택은 평지부터 산속까지 여러 곳에 산발적으로 위치해 있기 때문에 청소차가 매일 다닐 수 없다.
그래서 마을 중간 어디쯤엔가 쓰레기를 모으는 곳이 따로 있다. 그곳까지 쓰레기를 차에 실어 옮겨야 한다. 쓰레기를 매일 배출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일주일에 한 번만 배출가능한 곳도 있는 것처럼 동네마다 다르다. 내가 사는 동네는 모든 쓰레기를 일주일에 한 번만 배출가능하기 때문에 일주일간 재활용 쓰레기를 모으고 일반 쓰레기도 모아서 한꺼번에 가져가서 버리곤 한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이 음식물 쓰레기다. 음식물 쓰레기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일주일을 보관했다가 그걸 차에 싣고 가 버리는 건 너무 힘든 일이다. 특히 여름철엔 음식물 쓰레기를 모으는 일주일간 악취와 날파리 때문에 힘들고 그 냄새나는 쓰레기를 차에 실어야 한다는 것도 견디기 어렵다.
그래서 전원주택에 사시는 많은 분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땅에 묻거나 퇴비장을 만들어 퇴비로 만들기도 한다. 우리도 그 두 가지 방법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서 지금껏 음식물 쓰레기를 차에 싣는 상황은 만들지 않았다.
최근엔 미생물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주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구입해서 사용 중이다. 음식물 쓰레기로 직접 퇴비를 만들 때보다 훨씬 빠르고 깨끗하게 퇴비가 만들어져서 아주 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더울 때나 추울 때 퇴비장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가지 않아도 되는 것도 너무 좋고 화단에 이용할 퇴비를 직접 만들 수 있어서 참 좋다.
4. 주민센터 방문
전원주택이 있는 곳들은 주로 시골이라 무엇을 배울 수 있는 곳이나 운동을 하러 갈 수 있는 곳이 가까이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전입신고를 하기 위해 면사무소에 간 날, 면사무소 주변에 위치한 주민센터를 꼭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시골의 주민센터는 도시의 문화센터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주민센터에서 하는 여러 가지 커리큘럼들은 수강료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에 사시는 분들과의 교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분기별로 신청받는 주민센터의 여러 가지 커리큘럼들은 인기가 아주 많다.
그나마 문화생활을 하기를 원한다면 일정을 잘 파악해서 주민센터에서 수강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전입신고하시는 날 주민센터에 들러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고 언제 어떤 방법으로 신청하는지도 미리 확인해 보자.
5. 생활체육 동호회 가입
전원주택에 살면서 자동차를 이용해 출퇴근 혹은 외출을 하다 보면 가끔씩 전혀 몰랐던 도로 공사로 인해 집으로 가는 길이 막혀 당황스러울 때가 생긴다. 도시처럼 좀 돌아가더라도 집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또 있으면 괜찮을 텐데 시골길은 외길일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공사 같은 중요한 정보는 제때 알아야 어떤 식으로든 대비를 할 수 있다. 그런 정보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동네 소식지를 꼼꼼히 보거나 동네 정보통이 필요하다.
그런데 전원주택은 아파트처럼 동네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다. 물론 노인회나 청년회라는 이름으로 모임이 있긴 한데 아주 인싸가 아닌 이상 그런 모임에 쉽게 동화되긴 어렵다.
그런 상태에서 동네 관련 여러 가지 정보를 가장 빠르게 얻을 수 있는 곳은 생활체육 동호회다. 생활체육 동호회에 가입하면 같은 취미를 가진 동네 사람과의 친분을 빠르게 형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통을 통해 동네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도 알 수 있다.
동네의 예정된 공사가 언제 시작하는지는 물론이고 동네에 새롭게 생긴 음식점 소식이나 숨은 맛집 정보까지 알아두면 쏠쏠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원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한 방법으로라도 생활체육 동호회에 가입하는 걸 추천드린다.
자신이 원하는 생활체육 동호회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이장님 혹은 이웃에 문의해도 되고, 그분들이 활동을 안 해서 잘 모른다고 하면 동네 맥주집이나 그 밖의 동네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문의하면 대부분 정확한 답을 들을 수 있다.
혹은 인터넷으로 동네 맘카페에 가입해 질문하거나 당근마켓 동네 생활에서 질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6. 목적을 가진 드라이브
하루 날 잡아서 동네 드라이브를 하자. 드라이브하면서 파악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곳은 가까운 병원과 소방서의 위치다.
갑자기 병원에 갈 일이 생겼을 때 본인이나 가족이 운전할 수 있는 상황이면 괜찮지만 그게 어려운 긴급상황일 땐 119에 전화하게 된다. 보통 119에 접수가 되면 가장 가까운 소방서에서 구급차가 오게 된다. 따라서 소방서가 가까우면 유리하다.
소방서의 위치를 알게 되면 구급차가 도착할 시간을 미리 예측하며 준비할 수 있어 불안감이 덜해진다.
드라이브하면서 파악해야 할 또 다른 곳은 철물점과 동네의 가장 큰 마트 및 편의점의 위치이다. 도시에서는 일하다가 부품이 필요하면 인터넷으로 빠르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전원주택에 살다 보면 무엇인가 고장 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어떤 부품, 어떤 공구가 필요한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어떤 부품이 필요한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도 없다. 그럴 때는 철물점이나 마트에 직접 가서 고장 난 상황을 설명하면서 문의하면 그 상황에 맞는 필요한 부품을 알아서 주는 경우가 많다.
편의점도 물론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거리이긴 하지만 큰 마트까지 가지 않고도 여러 가지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미리 위치를 파악해 놓는 것이 좋다.
드라이브하면서 파악해야 할 것은 동네에 어떤 음식점들이 있는지이다. 시내와 떨어진 전원주택에 살 경우 음식 배달이 안 된다. 음식점에 직접 가서 먹거나 포장해 와서 먹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점들의 영업시간을 파악해 두는 일이 중요하다.
시골의 음식점들은 도시처럼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지 않는다. 저녁이 되면 길에 다니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영업을 굉장히 일찍 마감한다. 또 일주일에 한 번 휴무인 음식점도 있지만 주인 마음대로 일주일에 2,3일씩 휴무하는 곳도 많다.
전원주택으로 이사한다면 관심 있는 음식점의 영업시간 및 휴무일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그리고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식당 가기 전 전화를 걸어 오늘 영업하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게 가장 좋다.
모든 전원주택이 이런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전원주택으로의 이사는 도시에서 도시로의 이사와는 많이 다르기에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고민하는 분들, 전원주택으로 이사하기로 결정한 분들에게 이 정보가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