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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 Jun 18. 2023

08  모든 것이 산산이 무너질 때

고통을 직면하기

모든 것이 산산이 무너질 때 - 페마 초드론


M.스캇 팩의 저서 "아직도 가야 할 길"에서는


"삶이 고해(苦海)라는 사실을 정말로 알게 되면,

우리가 진정으로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면,

삶은 더 이상의 고해가 아니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이 책도 역시 고통의 이야기로 출발한다.


저자는 남편과의 이혼으로 그녀의 일생은 커다란 전환점을 갖게 된다.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이때 모든 것이 무너지는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

이혼 후 티베트 불교의 큰 스승 초감 트롱파의 메시지를 접하고 그의 수제자가 되어 구도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고통은 피하고 싶은 과제다. 누가 고통을 환영한단 말인가?

그러나 인간은 고통의 바다를 건너야만 하는 현실에 직면한다.

사는 게 그런 것이라고들 말하면서.


"그렇다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막막한 순간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이다. (중략)

불교에서는 끊임없이 즐거움만 좇겠다고 집착하거나 불행은 내 몫이 아니라고 고집하는 것을 "윤회에 빠진다"라고 표현한다. 그것은 끝없이 돌고 도는 '절망의 쳇바퀴'속에서 자신을 몰아넣는 그런 삶이다." 


윤회는 꼭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는 뜻만 의미하지 않는다. 되풀이되는 생각 패턴, 입버릇처럼 하는 말, 온갖 습관들로 벗어날 수 없는 쳇바퀴 속에서 못 빠져나오는 상태도 윤회에 빠지는 것이다.


그리고 벗어나려고만 하지 '지금 이 순간'에 머물기는 무척 힘든 일이다.

즐거움이던, 두려움이던 움츠리거나 피하거나 저항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지금 여기"에 집중하면 우리가 겪는 모든 경험이 더욱 생생하게 와닿을 것이다.


"무너질 것은 무너지게 내버려 두고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뿌리내릴 때,

우리는 진짜 삶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게 된다."


그렇다면 윤회의 쳇바퀴를 빠져나와 "지금 여기"라는 현존을 누리며,

매 순간 끊임없이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명상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명상은 마음에 공간을 만들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물게 하는 방법이다.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계속 알아차리고 호흡으로 돌아오는 수련을 통해, 생각과 생각, 감정과 감정, 생각과 감정 사이에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보통 우리의 생각을 날뛰는 원숭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생각은 제어하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끊임없는 호흡을 관찰하는 것도 날뛰는 원숭이를 가라앉히는 방법이고, 수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그저 바라보며 이름을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각을 그저 바라보는 것, 내가 이 생각을 하고 있구나,


그 생각으로 이런 감정들이 올라오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고 생각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과연 쉬울까?

아마 평생에 걸쳐서 행해야 할 과업일 수도 있다.


소위 사람은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 생각들을 제어할 수 있을까?

만약 바라볼 수 있다고 해도 한 가지 더 보태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판단하는 마음, 즉 에고를 내려놓는 것이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라보되

거기에 희망이나 두려움, 칭찬, 비난 같은 감정을 덧붙이지 말아야 한다."


생각이나 견해를 판단을 중지하고 바라보는 것은 더 넓은 지혜의 바다로 가는 좋은 수행이다.

그런 마음을 바라볼 때 탓하는 마음을 없애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자신을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마음을 볼 때 꾸밈없이 정직하게 관찰하는 것과 더불어 중요한 원칙이 있다. 바로 자비심이다."


자비란 남을 향한 마음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남에게 자비로우려면 우선 자신에게 자비로워야 한다.

자비는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과 친절이다.


간혹, 남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냉혹하다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신에게 자애로운 마음을 가지고, 판단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 상대에 대해서도 어떤 잣대 없이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생긴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것처럼 무너져 버릴 것은 무너지게 내버려 두고 자비심을 가지고 자기 마음을 바라보며,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무는 것이야 말로 인생의 고해를 유유히 노 저어 가는 방편이 될 수 있다.


"지금만이 우리에게 유일한 시간이다. 지금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미래가 창조된다.

바꿔 말하면 좀 더 유쾌한 미래를 만들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 유쾌하고자 하는 내 염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하는 모든 행위는 쌓인다. 미래는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행위의 결과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미래에 다가올 내 마음의 상태를 창조한다. 지금 품은 마음은 내일모레도, 다음 주에도, 내년에도, 남은 생애 끝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있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 머물라!

두려움과 불안을 억압하거나 저항하지 말라.

그저, 알아차리고 흘려버리자.

명상이란 자기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다.


일기일회! 인생의 모든 기회는 지금이라는 이 순간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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