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니린님이 주신 설명절 선물
2025년 11월부터는 연구년을 마무리하며 학술대회 발표를 준비하느라, 연말 연시에는 원래 바쁜 일정인데다 이사 관련 계약, 리모델링 등의 업무를 처리하느라, 1월에는 이사짐을 싸고 새 보금자리로 옮기느라 정신없는 나날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아티 여정에서 한참 멀어져 있었다. 노르웨이에 계신 리더 미니린님이 단톡방에 올려주시는 공지와 모임 일정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혼자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모닝페이지만 열심히 적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톡방에 들어갔다가 2026 뉴아티작가 회원 대상 1월 댓글 이벤트가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께 에세이집을 선물로 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다른 회원들은 이벤트에 참여해 책을 받았다며 감사의 댓글을 주르륵 달아놓은 상태였다.
내가 이 소식을 알게 된 건 1월이 하루 지난 2월 1일이었다. 그냥 댓글만 달면 되는 줄 알고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 이벤트 참가가 조금 늦었지만 괜찮은지를 묻는 내게 미니린님은 그동안 바빠서 참여 못한 줄 알고 계셨다며 흔쾌히 답을 주셨다. 늦은 참가에 상관없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50가지'를 댓글로 적으면 선물을 보내주시겠다는 답글을 개인톡으로 보내주신 것이다. 댓글은 수정이 어려우니 다른 곳에 50가지를 다 생각해서 적어놓았다가 복사해서 붙이는 것이 좋겠다는 팁도 알려주셨다.
그리고 이 내용을 캔바에 다른 글 재료들과 함께 모아두면, 나중에 글을 써서 책으로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캔바 슬라이드 링크도 함께 공유해주셨다. 선물은 작가들이 기분 좋게 과제를 완성하도록 돕기 위한 장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1월 한정으로 기간을 설정해 놓으신 것도, 기한을 정해야 참여율과 완성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시기 때문일 것이다.
선물을 받고 난 뒤에야 톡방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무조건 다 선물을 주시기로 작정하셨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이벤트 선물은 개인 카톡으로 보냈으니 주소 입력은 각자 해 주셔요~ ⭐️⭐️
그리고 댓글 참여 아직 못하신 작가님들 바쁘셔서 그런 거 알아요. 미루지 마시고 꼭 네프콘 읽고 참여해 주세요. @all
캔바에 들어가서 다른 작가들이 무엇이라고 썼는지 먼저 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오롯이 내 마음에 있는 것들로 채워지지 않을 것 같아 일부러 보지 않고 그냥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2박 3일이 걸렸다.
다듬자니 한이 없을 것 같아서, 이 정도면 되었다 싶을 때 미니린님이 알려주신 링크로 들어가 댓글을 달려고 했는데 2,000자 이상은 들어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두 번에 나눠 댓글로 달고, 개인톡으로도 보냈다. 노르웨이와 한국은 시차가 있어서 내가 한밤중에 보내면 미니린님은 바로 확인하신다. 적느라 수고했다며, 링크 주소를 클릭해 책 배송받을 주소를 입력하고, 캔바에도 들어가서 복붙해 놓으라고 하셨다.
50가지 적으시느라 수고하셨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적는 동안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길 바랐어요.
이제 위 링크에서 선물 받기 클릭해서 직접 주소 입력하시면 됩니다^^ 이사한 집 주소를 적으셔요!
아티 모임에서 조금씩 다뤄 보겠습니다.
선물 받기를 클릭하니 알라딘에서 책받을 주소를 본인이 입력하여 선물을 받는 방식이었다.
상품 내역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 (피천득 지음) 1권
명화 책읽기 자 - 고흐 - 아몬드나무 1개
피천득 작가의 에세이집과 고흐의 아몬드나무가 그려진 책갈피까지. 미니린님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선물이었다. 피천득 작가님의 수필집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가 민음사에서 출간된 것은 문학계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소식이라고 한다. 이 책은 단독 수필집이라기보다 민음사에서 작가 사후 17년 만에 완간한 <피천득 전집>(전 4권)의 대미를 장식하는 신작 결정판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있는 책을 미니린님의 선물이 아니었으면 챙겨서 읽어보지 못할 뻔 했다.
댓글 달기를 완료한 후에 같은 내용으로 복붙을 하려고 캔바에 들어가 보니, 다른 작가들은 대부분 단어 하나씩 간결하게 나열해서 공간 여유가 있었다. 반면 나는 2000자도 넘게 길게 써서 글자 크기를 한참 줄이고, 두 단락으로 이어붙이기를 해서야 겨우 입력할 수 있었다.
캔바 슬라이드에는 각 작가들의 필명이 적혀 있었고,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나의 아티 여정, 독서할 수 있는 시간, 내가 확보할 수 있는 글쓰기 시간, 생각하면 기분 좋은 것,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50개(나를 치유하는 글쓰기), 나의 페르소나(정체성 세분화하기), 브런치 북 1개 구상하기 등 여러 가지 항목을 적으며 2026년을 계획하는 시간을 가졌던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글자가 보통 20포인트가 넘었는데 나는 9포인트로 줄여서야 겨우 집어 넣을 수 있었다.
그 후에 잠시 슬라이드의 빈칸들을 채워보았다. 생각을 깊이해가면서 채워야하는 질문들이라서 다 채울 수는 없었고, 나중에 다시 시간을 내서 완성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나왔다. 이렇게 프로젝트에 어렵게라도 따라가다 보면, 나중에는 무엇이 되었든 작품이 결과물로 나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뉴아티 작가 모임을 시작한 지 올해로 벌써 4년째다. 처음에는 공저만 내다가, 내 이름으로 된 첫 개인 저서를 내게 된 것도 뉴아티 작가 모임 덕분이었다. 처음에는 개인 저서를 ISBN 없이 『아티스트 위이, 우리 함께』라는 전자책으로 냈다가, 작년 초에 에세이를 좀 더 추가하여 ISBN을 받아 『창조의 근육을 깨우다』란 제목의 정식 책으로 출간했다.
『창조의 근육을 깨우다』는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라, 한 교사의 내면 회복과 창조적 부활을 기록한 문학적 선언이다. 교육자·창작자·신앙인으로서의 삶이 『아티스트 웨이』의 여정과 맞닿아, 감각·기술·영성이 조화된 회복의 이야기를 빚어냈다. 모닝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를 통해 일상 속에서 창조성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이제 3월이 되면 학교에 복귀하여 어마어마하게 더 바빠질 텐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가 결과물 하나도 얻지 못하게 되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조치해 둬야 할 것들을 얼른 처리해 놓아야겠다. 곧 캔바 슬라이드에 다시 들어가서 못 채운 부분을 채워야겠다. 여덟 단어 에세이도 밀려 있고, 브런치북 기획도 좀 더 구체화해야 하고... 할 일이 많다.
하지만 이제 이사를 마치고 영원한 내 집이라는 생각으로 안정된 마음을 갖게 되었으니, 나의 글도 이제 정착하여 뿌리를 내리는 작업으로 이어가야겠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50가지를 적으며 나를 돌아본 시간처럼, 앞으로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으면서 글을 써나가고 싶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중심축을 잃지 않고, 창조의 근육을 계속 단련해 나가는 2026년이 되기를 바란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50가지]
1. 삶의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세밀한 인도하심 아래 있음을 깨달을 때
2. 내 삶이 누군가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선한 통로가 됨을 느낄 때
3. 성경을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필사하며 말씀을 새기는 시간
4.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깊은 영적 교제에 빠져드는 방언 기도
5. 찬양할 때 내 영혼을 울리는 깊은 소리가 터져 나오는 순간
6. 신앙의 중심이 나의 열정을 올바른 방향으로 붙잡아줌을 느낄 때
7. 교회 공동체가 새로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생동감을 얻을 때
8. 새로운 담임목사님과 함께 교회가 평안하게 안정되어 가는 모습
9. 오래 전부터 마음에 그리던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며 빛을 발하는 신앙의 삶을 상징하는 금촛대를 발견했을 때
10. 자녀가 순리대로 짝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새 생명을 기다리는 축복을 지켜볼 때
11. 곧 태어날 손주를 위해 기도로 축복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만반의 준비를 할 때
12. 구순 시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실 수 있는 건강과 기회가 주어짐에 대한 감사
13. 정성껏 차린 음식을 시어머니께서 맛있게 드시며 "고맙다" 말씀해 주실 때
14. 사위를 따뜻하게 챙겨줄 수 있는 건강과 사랑을 가진 장모라는 나의 위치
15. "잘 키워주신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하다"는 자녀의 진심 어린 고백을 들을 때
16. 언제나 내 일을 지지해주고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는 남편의 존재
17.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나를 감싸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
18. 오랜 시간 설명 없이도 마음이 통하고, 만남 그 자체로 편안한 오랜 친구를 만날 때
19. 37년 차 경력이 '무게'가 아닌, 깊이 있는 '자산'으로 느껴지는 순간
20. 나만의 교육 철학이 담긴 글들이 한 편씩 차곡차곡 쌓여갈 때의 성취감
21. 내 이름으로 된 책이 실제로 출간되어 세상에 첫발을 내디딜 때
22. 연구년이라는 값진 쉼표를 온전히 누리며 나를 재충전하는 시간
23. 연구년 학술대회 발표자로 서서 나의 전문성을 공유하는 순간
24. 교사 연수와 강의 현장에서 청중의 집중이 공기를 가득 채울 때
25. 수업이 설계한 대로 완벽하게 작동하여 교육의 희열을 느낄 때
26. 나의 가르침을 듣고 깨달음을 얻은 이들의 즐거운 탄성이 들릴 때
27 진지하게 수업에 몰입한 학생들의 맑고 깊은 눈동자를 마주할 때
28. 단순한 성과를 넘어, 후배들을 위해 '지속 가능한 구조'를 남기는 기쁨
29. '나만의 도구(CHaT)'를 활용해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길을 개척할 때
30. AI 도구를 마음껏 실험하며 창작의 한계를 넓혀가는 성장의 재미
31. AI를 통해 이미지, 글, 기획 등 창작이 한결 자유로워지는 순간
32. 나의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브랜드와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
33.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그것을 현장에 즉시 적용해 보는 살아있는 배움
34. 학생 중 유독 눈에 띄는 '퍼스트 핑크 펭귄'처럼 독창적인 존재를 발견할 때
35.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나만의 중심축을 잃지 않고 유연하게 변화해 나감
36. 새 집으로 이사해 낯선 공간을 나만의 취량과 온기로 채워가는 설렘
37. 복잡한 짐을 비워내고 정돈된 환경에서 느끼는 시각적 질서와 평화
38. 시간을 내 의지대로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해방감
39. 아티스트 웨이 모닝 페이지에 내면의 소리를 모두 쏟아냈을 때의 개운함
40. 고요한 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
41. 좋아하는 책에 깊이 빠져 시간의 흐름조차 잊어버리는 몰입의 순간
42. 평일 낮, 특별한 목적 없이 한가로이 거리를 거니는 여유
43. 내가 연출한 영어 연극 한 편이 무대 위에 올라 갔을 때
44. 검은 표면을 긁어 화려한 색을 찾아내는 스크래치 작업
45. 맛있는 만두를 먹으며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때
46. 나의 열정이 나를 넘어 누군가를 세우는 힘이 되고 있음을 느낄 때
47. 나를 존중하며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만날 때
48. 누군가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순수한 영혼의 울림을 느낄 때
49.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르며 내 안의 에너지를 발산할 때
50. 삶의 무수한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중심축을 확인하는 일
#피천득 # 악수도없이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