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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ohn Jun 27. 2018

무조건 작은 회사로 들어가라?

#1 회사와 사장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

"무조건 작은 회사로 들어가"

한창 취업 준비를 하고 있던 나에게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었다.  

“이왕이면, 사장과 단둘이 있는 회사로 들어가. 사장하고 단둘이 있는 회사가 가장 좋은 회사야.”

아쉽게도 그때의 나는 아버지의 의중을 파악 하기는 커녕 "꼰대의 잔소리"로 치부하고 넘겼다.


그 당시 나는 남의 시선이 중요했기에, 남들이 알만한 회사에 들어가고자 안간힘을 썼다. 결국, 이상과 현실의 타협점을 찾아 간신히 취업을 했지만, 고용주에게 나는 “착취의 대상일 뿐이다.”라고 생각하며 지냈다.

받는 돈보다 1원어치도 더 일하려 하지 않는 내게 있어서, 일은 "매달 나가는 카드값을 메꾸는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아무리 드러내지 않으려 해도 본심을 속일 수 없기에 스스로 그만 두기도 하고 해고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입사한 회사에서 사장실 바로 앞에 앉게 되었다. 내 자리에서는 사장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들렸다. 몇 해가 지나자 사장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떨 때는 사장이 측은한 생각마저 들었으니 말이다.

사장 역시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발언권"과 "결정권"이 생겼으니 말이다. 그동안에 들어 본 적 없는 "열심히 일해줘서 고맙고, 더 많이 못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수익이 많이 나는 해에는 꽤 많은 액수를 따로 받기도 했다. 그렇다고 내가 예전보다 능력이 뛰어나게 된 것도, 워커 홀릭이 된 것도 아니었다.

나도 사장에게 "이번 분기에 부진했으니 사장이 영업에 전면에 나서야 한다"라고 압박하기도 했다.(이렇게 함부로 말하면 여느 회사에서는 잘린다.)

어느 기업이든 리더가 중요하다. 리더를 열심히 움직이게 하는 힘이 직원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세월이 흘러 더 이상 어느 정도 월요병이 생기지 않을 즈음 예전 아버지가 나에게 해준 말씀은 더 이상 꼰대의 잔소리가 아니었다.

예전에 무조건 작은 회사로 가라는 말뜻은 “사장의 눈으로 회사를 바라봐라” 또는 "사장이 직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 역시 사장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가 아닌가요? 아버지?


이제 내 얘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사진 출처 : 배경 (라라원) , 첫 번째 (약치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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