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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썬 Mar 12. 2024

그저 노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니네?

은근 도전적인 미국 초등학교 시간표 + 작은 도서관이 있는 교실


[놀러 가는 것 같은 학교]


우리 아이는 미국 초등학교 4학년이다.

한국에서 2학년 마치고 왔으니 3학년부터 다녔고, 학기 차이로 인해 1학기는 건너뛰었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에도 엄청난 공부를 하고 온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이가 학교를 뭔가 배우려고 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긴 아이에게는 학교 교실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배움일 것이리라.


그런데 미국에 오니 아이는 학교를 놀러 가는 것 같았다.

실제 작년에는 아이가 느끼는 것도 동일하다고 했다.


매일 학교 다녀와서 하는 말은,

"엄마! 오늘 Recess 시간에는 누구랑 뭐 하고 놀았어! 걔는 축구를 잘하고 ~~~"

"엄마! 오늘 Math에서 한 게임 말이야. 거기서 내가 몇 레벨을 갔고 누구는 어디 레벨을 갔고 ~~~"

이런 것이었다.


물론 영어가 짧아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나......

우리 아이 성향이 뭔가 배울 때는 집중하려고 긴장하는 스타일이기에 진짜 느끼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그렇다.

(전적으로 내가 보기에) 미국 교육은 매우 자연스러운 배움을 추구한다고 본다.


새로운 수학 개념을 배울 때에도 아이는 게임을 한다.

온라인 게임 말이다.

내가 여태 그리도 막아왔던 그 게임을 학교에서!!!


게다가 그 게임툴이 하나도 아니다.

매우 여러 가지의 게임들을 한다.

어떤 때는 아이들이 추천하는 것을 하기도 한다고 하니 대충 짐작이 된다.

이렇게 배우니 아이는 뭔가를 배운다는 생각보다는 논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에 비해 한국 교육은 정제되었다고나 할까.

각각의 장단점은 있으나 나는 한국 교육이 더 맞는 것 같기는 하다. ^^


물론 고학년으로 접어들수록 시험이 매우 많기 때문에 그 느낌이 조금 퇴색되기는 한다.

4학년이 되니 언어, 수학, 과학 & 사회 지필고사를 일주일에 한 번씩은 번갈아 본다.

지필고사라고 해서 모두 연필로 보는 것은 아니고 온라인으로도 보기도 한다.

하지만 연필로 쓰는 시험이 꽤 되기에 선생님은 저 채점을 다 어떻게 하시나 싶기도 하다는.

단답형만 있는 게 아니라 서술형도 있기에 진짜 선생님이 존경스럽다.

이런 글씨를 다 알아보고 채점해서 돌려준다는 게.  

 

참, 5학년 학부모에게 들으니 거의 매일 시험인 기분이라고 했다.



[미국 초등학교 시간표 톺아보기 : 일반 사항(시간, 과목)]


우리 아이 학교의 공식적인 School Hours는 7시 55분부터 2시 20분이다.

학교 문은 7시 40분에 열고, 8시가 되면 지각으로 처리한다.

이는 매일 동일한데, 상당히 매력적이다.

한국에서는 매일 끝나는 시간이 달라서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만일 아이가 탄 스쿨버스가 저 시간보다 일찍 가게 된다면?

선생님 감독 하에 다 같이 카페테리아에서 아침을 먹거나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8시 10분 넘어서 학교를 가게 되면 원칙적으로 부모가 사무실까지 데려다줘야 한다.

만일 아이가 아파서 결석이라도 하게 된다면 8시 40분까지는 학교에 전화하거나 이메일을 보낸다.


커리큘럼은 한국과 동일하지는 않다.


아이가 배우는 과목은 Language Arts, Math, Science and Social Studies, Special이라 통칭하는 Art, Music, PE이다.

이건 한국으로는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미술, 음악, 체육이다.  

당연히 국어는 더해져야 할 테고. 도덕이 없다.


담임 선생님과 별도로 Art, Music, PE 선생님이 따로 계시는데 이건 학교마다 다르다. 

선생님 채용을 못했을 수도 있고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Gifted반 운영에 있어서도 적용된다.  

특히 수학은 운영을 맡아주실 선생님이 계시면 초등학교 2~4학년(시작 학년도 상이)부터 Gifted test를 거쳐 별도 반 편성을 한다.


여기에 더하여 일주일에 한 번씩 Library 또는 Guidance and Media 수업도 있다.  

Library 시간에는 학교 도서관 선생님 지도 하에 책도 빌리고 글도 쓰고 논단다. 

Guidance 시간은 '감정 선생님'께서 사회정서학습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신다. 

이 수업이 궁금했는데 며칠 Care night이라고 부르는 학교 행사를 가서 수 있었다.  

자신의 감정을 알고 표현하는 법,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아이 말에 의하면 작년에도 했지만 수업일수가 늘어난 것 같단다. ㅎㅎㅎ

우리 학교는 무드미터 같은 감정표현방법을 쓰는 것 같지는 않지만 이게 그 150조 투입된 수업인 건가 싶다.


우리 아이는 아직 ESOL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이는 별도로 편성된 시간은 없다.

정해진 날짜(일주일에 두 번)만 있고, 담당 선생님이 부르시면 일반 수업을 하다가 그 반으로 간다.




[미국 초등학교 시간표 톺아보기 : 4학년 시간표 탐구]


<Schedule>

7:40 ~ 8:00  등교

8:00 ~ 8:10  전교생 아침조회(by Zoom)

8:10 ~ 8:20  class 모닝미팅

8:20 ~ 9:30  사회/과학

  * 9:00 ~ 9:30  스낵타임

9:30 ~ 10:30  Language Art

10:30 ~ 11:00  ELT(Expanded Learning Time, 리딩 / 수학 / 학습 게임 등)

11:00 ~ 11:50  Special(PE / Art / Music)

11:50 ~ 12:10  Recess 1

12:10 ~ 12:30  Lunch

12:30 ~ 13:50  Math

13:50 ~ 14:15  Recess 2

14:15 ~ 14:20  하교 준비


사실 아이들이 등교하는 아침 시간은 좀 산만하다.

그래서 우리 반 선생님은 Morning Work라고 해서 간단한 공부를 시키신다. (보통 Math 1쪽) 


하루 일과의 시작은 Zoom 아침 조회로 시작한다.

학교마다 명칭은 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당일 날씨, 중요한 일정도 알려주고 생일인 아이도 축하해 준다. 

국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얹고 '충성의 맹세'도 매일 한다. 

우리나라 '국기에 대한 맹세' 같은 것인데 처음에는 답답해하더니 매일 들으니 이제는 외운다는.


아이 반에는 Morning Meeting이라는 시간도 있다.

전날이나 주말에 겪은 특별한 일들을 얘기한다고 한다. 

미국 4학년 주간 일정


우리나라 수업 시간은 5분씩 늘려나가는 것이 기본인데 미국은 초중고가 같다. 

(다만 하루 총 수업 시간이 중고등학교가 조금 더 길다. )

일반 수업 과목에 대한 수업 시간은 기본이 50분이다. 

하지만 수학 같은 과목은 1시간 20분도 한다. 

아이들이 그 시간을 어떻게 버틸까 싶은데 대부분 앉아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처럼 쉬는 시간 10분은 없고 종도 치지 않는다. 

화장실을 가고 싶다면 그냥 수업 중간에 간다. 

물론 허락은 받고 말이다. 


3학년 때와 비교했을 때는 Recess라고 불리는 쉬는 시간이 달라졌다.

(그래도 35분이나 된다!!!)

이 시간은 아이가 학교 가는 이유가 되는 시간인데 3학년에 비해서 10분이 줄었다고 아쉬워한다. 

아마 학부모들이라면 제일 많이 듣게 될 단어일 것이다. 


학교 놀이터와 운동장에서 4학년 모든 아이들이 나와서 함께 논다.

보통 축구, 캐치볼, 태그놀이, 수다 떨기 등을 한다.

비가 와서 땅이 젖지 않는 이상 매일 야외로 나가고, 비가 오는 날은 체육관에 모여서 실내 놀이를 한다. 

(야외 활동을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쥐약일 수 있다. )


점심시간은 너무도 짧다. 

20분인데 아이들이 다 같이 움직이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실제 먹는 시간은 15분이나 될까. 

하긴 초등학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들었다. 

중고등학교는 학생 수에 비해 식당 규모가 따라오지 못해 급식 먹는 게 엄청 힘든 일이란다. 


음악, 미술, 체육시간은 각 활동실로 담임 선생님이 데려다주신다. 

그리고 수업을 마친 후도 마찬가지다. 

감독 의무가 있어서 아이들이 개인행동을 하면 주의를 받는다. 


과목별 시간은 담임 선생님 재량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권장 시수를 지키기만 한다면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초등학교 교실 톺아보기 : 전시회장 느낌의 교실]


이제 초등학교 교실을 볼까? 


처음 아이를 데려다 줄 때는 교실 중간에 카펫에 누워있는 친구들을 보고 허석 했다. 

그런데 일반 수업 시간에 누워있는 것은 아니고 놀 때, 과제할 때나 그런 것이었다.


내가 느낀 초등학교 교실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전시회장'이다. 

각각의 섹션이 있고 그 나름대로 이야기가 돋보이게 구성되어 있어서다.


특히 아이들이 배우는 내용에 맞춰서 교실을 꾸미는데 이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태양계를 배우는 시즌이어서 부모들 뒤로 아이들이 만든 모형이 있다. 


그리고 교실마다 도서관이 있다. 

전교생이 이용하는 도서관은 따로 있고, 교실마다 있는 것이다. 

예전에 '학습 문고'라는 게 있던 적도 있지만 규모가 이렇게 크지는 않았다. 

보통 이 책들은 선생님 소유라고 했다.

학부모들로부터 기부도 받고 선생님 본인이 사기도 하는. 


교실 앞과 복도는 항상 뭔가 붙어있다. 

우리나라 어린이집 정도가 이럴까. 

사실 완성도가 우리나라 아이들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그거에 관계없이 아이들이 했다는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게 느껴졌다. 


미국 초등학교 교실 작은 도서관




미국 초등학교 교실 앞 & 복도


내가 미국 초등학교 교실에서 제일 놀랐던 것은 바로 이거다.
아이들이 힘들거나 우울할 때 언제든지 가서 본인의 감정을 추스를 수 있다. 

큰 스트레스 볼이 의자가 되고 옆은 가려져있다.

(선생님 말을 너무 듣지 않는 아이도 종종 저 자리에 앉는다고!)



감정 Section




[결론? 은근 도전적인 미국 초등학교]


한 시간을 넘게 자리에 앉아 집중해야 하는 것도, 모든 행동이 선생님의 감독 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참기 힘든 일일 것이다.


피상적으로 봤을 때 그저 노는 것만 같았던 학교 이미지는 시간표를 뜯어보고 나서야 바뀌었다. 

은근히 Challenging 하다고. 


그리고 우리나라에 아직 도입되지 않은 것 같은 감정 수업은 반갑기 그지없고, 책을 가까이하게 하려는 노력도 높이 사고 싶다. 


+ 혹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가운데 미국 초등학교 생활 중 궁금한 게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제가 아는 선에서 자세히 답해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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