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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호 Jul 24. 2022

갑작스런 직원의 퇴사 소식,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갑작스런 직원의 퇴사 소식,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1. 어느날 팀장들과 점심을 함께 하고 있는데, 최근에 새로 입사한 직원이 퇴사 하고 싶다고 했다. 해당 팀장은 여러번 면담을 했으나 그 직원의 결심은 굳은 듯 했고, 팀장 혼자 고민을 하다가 늦기 전에 나에게 알려온 것이다.



2. 직원의 갑작스런 퇴사 통보는 늘 그렇듯이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순간적으로는 심리적 부담이 생기고, 업무적 공백에 대한 우려, 그리고 팀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다 보면 개인적인 좌절감도 느끼게 된다. 사실 '퇴사'라는 통보 전에 미리 알아챌 수 있는 시그널이 있었을 것이고, 이를 예민하게 감지하지 못한 자신을 탓할지도 모른다.



3. 퇴사와 관련된 일은 직원이나 팀장 에게나 쉽지 않다. 하지만 팀, 조직을 담당하는 관리자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유는 한명의 퇴사가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관리자로서 가장 우려하는 일은 유능한 직원이 퇴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일에 헌신적이고 충성도가 높은 직원이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때, 불합리한 인간관계를 느낄때, 그리고 성장하지 못한다고 느낄때 회사를 떠나려고 한다.



4. 그래서 오후 일정을 바로 취소하고, 그 직원과 면담을 하기로 했다. 편하게 이야기를 하기 위해 회사가 아닌 곳에서 이야기를 하자고 했고, 아주 이른 시간 이었지만 맥주 한잔 마시자고 했다. 흔쾌히 승낙했고, 치킨을 앞에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왜 퇴사하려고 하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기다렸다.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참았다. 그 직원이 말하도록 두었고, 대화가 끊어지지 않게 가끔식 질문을 던졌다. 그만두려는 진짜 이유를 알려면 직원의 마음이 편안하게 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5. 분위기가 어느정도 무르익자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하길, 나름 큰 결심을 하고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이직을 했는데 막상 들어와서 보니 기존 직원들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본인이 생각하는 것과 너무 다르고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기가 어려워 늦기 전에 빠른 결심을 하고 싶다고 했다.



6. 가만히 이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니 정말 퇴사를 원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어려움을 알아 달라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다른 직장을 구한 것도 아니었고, 현재 업무에 대한 개선점이나 아이디어를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열정도 보였다. 그래서 주변의 불합리한 기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힘들어 할 필요 없다고 조언해 주며, 나의 이직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7. 설득할 필요도 없었고 논쟁할 이유도 없었다. 그 직원이 며칠을 잠을 못자면서 얼마나 괴로워 했을지 잘 알기에 위로를 해 주고 싶었고, 세심하게 챙겨주지 못한 점에 대해서 사과를 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함께 하고 싶은지, 그래서 왜 당신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 해 주면서 어떻게 업무로서 스스로 자리 잡게 도울 수 있을지 알려줬다. 고맙게도 그 직원은 잘 이해를 해 주었고, 다시 열심히 해 보겠다고 했다.



8. 돌아오는 길에 해당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소식을 알려주었고, 팀장으로서 people management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해 주었다. 그리고 앞으로 기존 구성원과의 팀웍을 어떻게 만들지, 어떻게 팀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지에 대해 같이 이야기 하자고 했다.



9. 예전에 신입 팀장이던 시절, 직원이 퇴사를 하겠다고 알려오면 공감(empathy)을 하기 보단 어떻게 해서든 그 직원을 붙잡아서 업무의 영향을 최소화 하고 팀을 운영 및 관리 하기에 바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것이 직원의 퇴사를 마주한다는 것은 그 직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부족 했음을 깨달아야 하는 순간이고, 직원이 그만 두겠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달라는 외침임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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