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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노아 레인 Sep 04. 2024

등대

부모가 되어보니...

먼바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등대가 아니다.

자식을 향한 편안하고 행복한 길로만

인도하려는 부모의 마음도 등대

때로는 죽을 만큼 힘들어도

마냥 웃고 있는 탈을 쓰고 눈물을 애써

감추며 자식 앞에 선다.


처음부터 투박한 손이 어디 있으랴

오직 자식 잘되라고 몸을 사리지 않고

삶에 부딪혀 오다 보니 그리된 거지


자식 향한 그리움의 등불 하나 등대 되어

온기 없는 밥그릇에 외로움이 소복이 쌓여도

자식을 위해 오늘도 빛바랜 김치 한 조각

얹어서 삼킨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자식 향한

사랑만이 오롯이 깃든 이 삶을

다시 태어나도 반갑게 마주하리라.




ㅡ평소에 자기 관리도 잘하고 맡은 바 성실히 임하던  아들이,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집으로 왔다.

간단한 수술이지만, 스스로 몸을 씻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아들의 상처를 소독하고,

몸이 불편한 아들의 샤워 담당이 됐다.

성인이 돼버린 아들은 자신의 몸을 엄마한테

맡기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어색함으로

많이 불편해했지만, 나는 아들이 불편하지 않게

해맑은 웃음으로 "엄마 이제부터 나이팅게일 놀이하는 거야"


그렇다! 자식을 위해서 뭘 못할까?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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