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월 만만디를 제대로 트레이닝했다. 급해하지 않으려(不着急) 스스로를 제어하며 만만라이(慢慢来) 해 왔다.
게으름을 피웠다는 얘기가 아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
고 건넜다. 기다림과 인내가 체화됐다. 급할수록 돌아갔다. 천천히 서두르라는 말 그대로다.
중국 비즈니스 세팅, 매 순간이 새롭다. 30년 이상 경험으로 축적한 사업의 상식을 내려놔야 하는 경우가 잦다. 외국기업의 진입을 아주 어렵게 해 놓은 나라다. 넘어야 할 산과 장벽이 첩첩이다.
당장 은행계좌가 그랬다. 개설 이후에도 가속이 붙지 않는다. 온통 고비요 걸림돌이다.
중국 소셜 계정이 바이두는 네이버나 페이스북과 딴판이다. 자연스러운 회사소개 글을 리젝트 한다.
현지인들이 주로 쓰는 위챗 계정도 마찬가지다. 메커니즘이 철저하게 내국인 중심이다. 축구로 치면 홈그라운드의 텃새다.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잠시라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자칫 잘못하면 자본과 노하우를 거저 내 줄 위험성이 다분하다.
이 모든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나는 상황을 긍정한다. 난제에 도전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장 잔디에 익숙하지 않고, 관중석에 우리 편이 적다고 골을 못 넣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설계한 링에 천천히 적응하며 허점을 노린다. 인위적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만만라이한다.
일본은 또 다르다. 지점 설립과정에서 코마(,) 하나가 문제를 일으켰다. Sunoo, Inc에서 ,를 뺀
Sunoo Inc를 현지 행정사가 지적했다. 이러면 안 된다며 정색을 한다. 과연 디테일의 일본이다.
이번 일본진출 과정에서 오류도 바로잡았다. 구비서류를 보니 미국지사 설립연도가 2003년이다. 2004년으로 알고 있었는데... 내가 세운 회사이지만 기억보다는 문서기록이 정확하겠지.
일본에 가면 일본법, 중국에 가면 중국법을 따라야 한다. 존중해야 갈등을 피하고, 더 나은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