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자하는 나의 세계관 (9)

#9 나의 템포...

by 오묘

새로운 직장은 항상 긴장감이 감돌았다.

눈을 보기만 해도 알아듣는 센스를 발휘해야 하고, 상황에 따른 기준도 없이 그날그날에 따른 업무의 중요도가 바뀌곤 했다.

한 달이 되었으니, 나는 모든 일을 능숙하게 해야 하는 사람이어야 한단다.


나는 늦된 사람인 걸까?


남 탓을 하고 싶지 않다.

내가 늦된 것이 분명하겠지.

다들 자신의 일도 바쁜데 나를 가르치는 것에 틈 내는 것이 힘드시겠지.

관리자급에서 신입 똑바로 가르치라고 압박이 들어온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돈을 받는 일이란 그런 것이겠지...?

그러면서 나는 나를 좀 먹는 생각을 잠시 했더랬다.


그렇지만,

그건 아닌 거 같다.

나는 충분히 그 '하루'를 견뎌내는 것에 '최선'의 노력을 할 만큼 했다. 나 자신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았다.

부족한 것이 있을지언정, 부족한 것을 내버려 두고 지나가려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잘했다', '처음 왔을 때보다 훨씬 나아졌다', '고생했다' 이런 말은 적당히 안도하며 웃어넘겼다.

그러나 유독 각인되었던 말들은, '변명이다', '웃으며 그냥 넘기려 하지 말아라', '하루 그냥 때우려고 하지 말아라'라는 말들이었다.

어느새, 내가 그랬나? 하고 괴로운 감정이 물꼬를 트기 시작해, 무지렁뱅이가 되어 버렸다.


그 무지렁뱅이를 만든 것은 누구일까?

그것은 그 누구도 무엇도 아닌, 나의 검은 마음이었다. 나의 연약한 정신력이었다.



나의 속도를 누구보다 내가 인정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 어떤 나를 뒤흔드는 외압이 있더라도, 나의 '최선'을 내가 믿어주고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힘든 일일 것이다.

완성도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는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나의 속도를 잃지 않고 차분히 해내며 하루하루를 지금처럼 해내 보기로 다시 한번 결심했다.


세상에 많은 역경이 있을 것이다.

그 역경을 돌아가려 하기만 할 수는 없다.

부딪히는 '나'의 용기에 나는 내게 박수를 쳐 줄 것이다.

그리하여 나를 '완성'시키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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