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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솔이 Nov 17. 2018

어제, 왜 어제

어제 - 천양희

   어제


내가 좋아하는 여울을

나보다 더 좋아하는 왜가리에게 넘겨주고

내가 좋아하는 바람을

나보다 더 좋아하는 바람새에게 넘겨주고


나는 무엇인가

놓고 온 것이 있는 것만 같아

자꾸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너가 좋아하는 노을을

너보다 더 좋아하는 구름에게 넘겨주고

너가 좋아하는 들판을

너보다 더 좋아하는 바람에게 넘겨주고


너는 어디엔가

두고 온 것이 있는 것만 같아

자꾸 뒤를 돌아본다


어디쯤에서 우린 돌아오지 않으려나보다


오늘은 어제가 된다.

추억이라 부를만한 것은 오늘 만드는 것이다.

오늘이 좋아야 어제도 좋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넘겨주며 움켜쥔 손을 펼 수 있다면.

그래서 사랑할 수 있다면.


자꾸 뒤를 돌아봐도 되도록

오늘을 채우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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