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부터 입 양쪽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어제는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몸살이 났구나. 몸 여기저기서 신호를 보내는 것을 보니.
약국에서 구입한 감기약을 먹어도 증상이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입안에 미묘하게 달큰한 시럽의 뒷맛이 계속 맴돌아 식욕이 사라졌다.
“몸이 안 좋아서 점심을 못 먹겠어요. 휴게실에 누워 있다 올게요.”
옆자리 동료에게 말하고 휴게실 침대에 누웠다. 점심시간이 끝나 자리로 돌아오니 책상 위에 쌍화탕이 놓여 있었다.
오후에 일정이 있어 조퇴한 동료가 두고 간 것이다. 동료의 따뜻한 마음에 딸의 모습이 겹친다.
딸이 말했었다.
”엄마, 매장에서 같이 일하는 여사님이 아프신 거 보고 내가 쉬는 시간에 약국에 가서 쌍화탕이랑 감기약 사다 드렸거든. 그랬더니 자취방 옮길 때 전자레인지 사주셨어. 그때 너무 고마웠다고. “
뿌듯해하며 자랑스럽게 말하던 딸. 주변 사람들을 챙기며 기쁨을 느끼던 착한 딸.
나를 챙겨주는 동료가 고맙고 딸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