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어제 딸의 무덤에 다녀왔다는 톡이 왔다. 읽다 보니 눈물이 코와 눈에 모인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답을 했다.
-풀 많이 자랐지?
-다 뽑았어.
-더운데 고생 많았어. 사진 찍은 거 있으면 보여 줘.
-앞으로 사진 없어.
눈물이 쏙 들어간다. 예상하지 못한 대로 튀는 공 같은 남편의 반응. 이십 년 넘게 겪었으면서도 난 뭘 기대한 걸까. 이런 나도 놀랍다.
남편과의 대화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딸을 먼저 떠나보낸 엄마의 마음, 돌봄과 간병의 일상, 그밖의 소소한 경험과 생각들을 기록합니다. 남은 삶은 딸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