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out of 10
영어 스터디 질문 리스트 중 인생에 얼마나 만족하냐는 질문이 있었다. 나는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사람들한테 최근 2-3주, 또는 올해의 인생 만족도 점수를 0부터 10중에 알려달라고 했다.
나는 어떻냐고 하길래 10점 만점에 10점(10 out of 10)이라고 말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기적이야(it’s miracle)”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제나 이렇게 만족하고 충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제는 정말 그랬다. 최근에도 조금씩 힘든 일은 있었지만 인생에 대한 만족도는 살면서 중 최상이다.
마스크를 조금씩 조금씩 벗고 독특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아, 이런 모습을 보면 싫어할까’라고 마음을 조금 졸인다. 그래도 그게 진짜 나니까 그냥 보여준다.
그런데 이런 나를 누군가가 좋아한다니 그게 기적이다. 전과 똑같이 나를 대하고 오히려 사람들이 나에게 진짜 얘기를 털어놓는다. 그게 기적이다.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이 기적이다.
그리고 편안하다. 늘 불편했던, 늘 절제했던, 늘 존재감이 없도록 노력했던 그 모습을 내려놓으니 편안하다.
평범하고 기억에 남지 않는, 그렇다고 행복하지도 않은 사람이 되느니 누군가는 좋아하고 누군가는 묘하게 거부감 느끼는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한다.
누구한테도 미움받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로 주파수 안 맞는 요란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낀다. 다 똑같다. 모두와 맞을 수는 없다.
나를 드러내지 않아도 속으론 괴로웠다. 드러내고 다니니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경계하는 사람이 더 뚜렷해진다.
알아서 자리를 비켜주고 알아서 피하는 그런 자연스러움이 편안하다.
맞지 않은 주파수의 사람들과 최대한 멀어지기, 맞는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그리고 언제나 혼자일 때 충만하기.
색깔 뚜렷해 보이지만 고요한 것을 좋아하는 게 내 본질이다. 고요하고 소소하게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