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장애를 드러내는 삶에 대한 의문
실제 대화를 바탕으로 맥락을 고려해 대화 순서 등을 편집해 구성했습니다.
숨은독자(숨독) : 이렇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게 두렵지 않나요?
해일리 : 그전에 진심으로 행복했던 적 없었어요. 아스피라는 정체성을 드러내고 글을 쓰는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숨독 : 그렇군요. 어떤 불이익이나 편견 이런 것에 맞닥뜨릴까 봐 두렵지 않나요?
해일리 : 지금 일하는 곳, 부서에서 안전하다고 느껴서 괜찮습니다. 저를 안 좋아하는 무리의 사람들 중 누군가가 찾아내서 괴롭힌다고 해도 오히려 제가 이것(신경발달장애의 일종)이라면 괴롭히는 것이 더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숨독 : 연애나 개인적 일에 관해서는 두려움이 없나요?
해일리 : 네 없어요. 저와 어느 정도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상관없습니다. 제가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도 대부분 아스피적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생각보다 흔하고 이런 사람들이 이해가 잘되고 더 편해서 관계 맺기가 더 수월한 것 같습니다.
숨독 : 그러면 기회의 폭이 좁아지는 것 아닌가요?
해일리 :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드러내고 나서도 전혀 상관없다고 이해해 주는 사람도 있었어서 걱정 안 합니다.
숨독 : 이 정도 멘탈이면 나는 솔로 나가도 되겠네요.
해일리 : 안 그래도 조금 생각을 해보긴 했어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 같거든요. 싱글만 가질 수 있는 기회죠. 이미 아스피 성향의 사람들이 출연했기도 하고요. 밝히고 출연한 사람은 없었지만요.
숨독 : 남들과 다르면 타겟이 된다거나 하기 쉽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드러낸다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일 것 같은데요?
해일리 : 그렇죠. 저도 사실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가끔 생각이 스치긴 합니다. 하지만 남들과 달라야 살아남는 세상으로 가고 있고 제가 이런 황금 열쇠를 이미 가지고 태어났다면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은 시작이고 유튜브나 여러 가지를 통해 최대한 제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숨독 : 공인의 삶을 점차 살아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해일리 : 하하. 예술가의 삶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