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소중한 행위!!!

- 김치 담그기가 취미인 사람

by 노을

엄마에게 전화로 배워서 담가먹기 시작한 김치의 세월이 20년을 넘었다. 그 사이 나는 몇 번의 김치를 담갔을까? 세월과 비례할 만큼 많은 횟수는 아니겠지만 이제 먹을만한 김치를 만들 만큼 잦은 실패와 성공을 헤쳐왔다. 그리고 누가 나에게 취미가 뭐냐고 묻는다면 김치 담그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 어찌하여 취미가? 처음에는 내가 김치를 만드네 하면서 신기했고 그렇게 어쭙잖은 솜씨로 만든 김치의 맛이 매번 다른 것도 매력적이었다. 거의 비슷한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데 조금씩 다 다른 맛이 너무 신기해서 김치를 담고 또 담고. 그러다 보니 정말 취미로 담는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김치를 만들었었다. 아쉬운 것은 점점 김치소비가 줄다 보니 취미 활동을 자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매년 이맘때 김장철, 그래서 내가 제일 신나는 때다. 이 때는 제법 양이 좀 되게 김치를 담근다. 최근 몇 해 동안 비건 김치를 만들었는데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서 작년부터 배추김치는 만들지 않고 성공이 보장되는 무만으로 김장을 했다. 동치미 최고의 겨울 간식이자 국수의 환상 짝꿍이라 좋아하는데 김냉에서도 좀 길게는 보관이 어렵다. 그래서 동치미처럼 아삭거리며 맛있는 무김치를 장기간 먹고 싶어 작년에 실험을 했는데 대 성공이었다. 소금을 많이 리지 않고 무를 천천히 절이고 양념도 조금만 발 먹을 때쯤 되면 양념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 익히는 것도 온도가 낮은 베란다에서 천천히 익혀 맛있게 익은 냄새가 살짝 나면 김치냉장고에 넣는다. 냉장고에서도 아주 조금씩 익어가면서 무 속은 동치미처럼 노르스럼하게 변하지만 동치미와 달리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서 내가 생각한 딱 그대로의 김치를 이번 김장 전까지 즐길 수 있었다.


무도 다 같은 무가 아닌지라 나오는 시기도 다르고 김치로써의 쓰임새도 조금씩 다르다. 총각무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동치미 무보다는 조금 작고 무표면이 하얀 무는 이름을 모르겠는데 육질이 연하고 맛있어 2주 전 조금 담았더니 요고요고 엄지 척이다. 김장으로 총각무는 처음인데 조금 큰 사이즈로 용감하게 5단을 담았다. 김치통 뚜껑을 덮으며 늘 그러는 것처럼 주문을 왼다 " 맛있게 익어 주세요." 미생물이 좋아 먹거리를 골고루 넣어 주었으니 맛있게 익을 것이다.


적당하게 익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1차 먼저 먹을 김장은 끝냈고 텃밭 농부님의 무가 다 자라면 무김치를 한번 더 담글 것이다. 익는 동안은 김치통 뚜껑을 자주 열지 않는데 가끔 열 때마다 귀를 살짝 갖다 대면 가스가 생기며 꼬골꼬골 익는 소리가 난다. 참 신비로운 발효의 과정이 그 발효는 김치를 담글 때마다 다르니 나는 일 년에 몇 번씩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 맛있는 이야길 하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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