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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 쉼 Sep 07. 2024

느긋하게 작품을 감상하다

[특별한 시선]

서울 살이를 하면서 가장 첫 번째로 하고 싶었던 게 있었다. 그건 바로 미술관과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다양한 미술관과 박물관을 보는 게 어렵다.


거기다 서울여행을 계획하게 되면, 보통 1박 2일에서, 2박 3일 등의 짧은 일정으로 기획하게 됐다. 최대한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보려고 하니,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이 꽤 많이 드는 미술관과 박물관 관람은 늘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서울에 살게 되면서 국립 중앙 박물관, 국립 현대 미술관, 한글 박물관, 공예미술관 등등 여러 곳을 방문해 보았다.


작품을 감상할 때, 바쁘게 서두르지 않고, 각각 그림 하나하나, 작품 하나하나를 보면서, 생각도 해보고 다양한 각도로 보기도 하고, 작품에 대한 설명과 또 작가의 의도도 읽어보면서, 천천히, 찬찬히 작품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작품을 감상하니 눈에 들어오는 하나의 작품이 아니라 여러 작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는 것을 넘어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에서는 시간을 가지고 참여하니 다양한 예술과 문화를 내 것으로 알아가는 장점이 되었다.


그러니 그냥 쓱 봤을 때는 잘 이해할 수 없었던 미술의 세계, 전통의 미를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작품들의 가치를 보는 눈이, 그 의미를 상상하는 마음이 커졌다.


거기다 여유를 가지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있는 카페에 앉아 작품에서 오는 여운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한 박물관, 한 미술관에서의 하루 운영 관람시간조차도 모자라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왔던 미술관, 박물관을 또 방문하려 하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지 서울에 살고 있던 순간에도, 온갖 미술관과 박물관을 돌아다니던 날들에도, 특별히 다채로운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어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서울이 마냥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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