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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 쉼 Oct 17. 2024

주식, 코인 하는 청년

열네 번째 인물

흰 셔츠를 단정하게 입고 카키색 면바지를 입었다. 옆에 가방을 메고, 동네 카페 안으로 들어오며 한 남자가 말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크고 큰 길쭉한 얼굴에 근육이 별로 없는 탄탄한 몸. 190cm는 돼 보이는 큰 키. 큰 눈과 쌍꺼풀 있는 눈매. 보통의 두툼한 입술. 멀리서도 꽤나 훈훈한 인상이다.     


그는 주문을 마치고 가게 안쪽 한 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메었던 가방을 조용히 내려놓고, 얇고 작은 노트북 하나를 꺼낸다. 그리고는 곧 준비된 커피 한잔을 받아 옆에 두고, 노트북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무언 갈 열심히 한다.


그가 집중하는 노트북 화면에는 주식그래프들이 이리저리 어지럽게 다양한 선을 그린다. 갑자기 손놀림이 빨라지자, 이리저리 바쁘게 키보드를 만지작거리는 소리가 카페의 조용한 음악과 함께 들려온다. 한참 후, 키보드에 손을 땐 그가 노트북에 집중하던 시선을 뗀다.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그는 계속 이것저것 노트북으로 작업하다가 잠시 커피 마시기를 반복하며 카페 안에서 1-2시간을 보낸다. 마침내, 노트북을 덮고 노트북을 가방에 집어넣는다.


밖으로 나온 그의 얼굴과 시선이 동네의 모습을 담는다.    


몇 개월 전, 그는 이곳으로 이사했다. 그는 제법 최근에 지어진 단층 건물에 있는 집을 마련해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 사실, 그는 얼마 전까지 직장생활을 하던 사람이었다. 컴퓨터 학과를 나오고 회사일을 시작한 지 몇 년이 되지 않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생활비가 많이 드는 도시를 벗어나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했다.    

 

도시 근교의 이 동네는 요즘 젊은 층에서 주목하는 동네이기도 하다. 옛날 빌딩과 신축빌딩들이 절묘하게 조화된 이 동네를 젊은 층이 주목한 데는 옛것의 감성과 현대적 미가 조화를 이룬 동네 모습 때문이다. 또한, 젊은 층과 노년층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나름 조화롭게 섞여 요즘 세대의 젊은 층들이 놀기에 제법 안전하고 괜찮은 동네로 인식되어 있다. 


그도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부터 왠지 이 동네에 끌렸다. 가끔 새로 생긴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을 찾아가서 트렌드를 경험하다가도, 어느 순간은 허름한 옛 골목에 위치한 오래된 전통 가게들을 찾아가 특색 있는 다양한 음식들을 옛날의 감성으로 즐기는 재미가 톡톡하다. 그래서 여유가 있으면, 이 거리를 혼자서, 또 친구들과 같이 걸어 다니기를 좋아한다.     


몇 개월 전 이사 온 집은 젊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셰어 하우스라 함께 어울리기 좋다. 거기다 그들과 함께 어울리다 다양한 지식을 알게 되었다.     


“요즘 00 기업이 잘 나간데. 주식이 강세라, 지금 들어가기 좋아.”     


그렇게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워듣다가 그도 작게나마 주식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주식은 손해를 보기도 하며 인생의 쓴 맛을 경험하게도 했지만, 나름 다시 선방하며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요즘은 비트코인과 같은 코인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한때 코인에 대한 이해도 잘 되지 않았었는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스스로 공부해 코인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어려움이 있었고, 또 그만한 보상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코인시세가 만만치 않다. 거기다 투자해서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보니, 요즘 그의 생활은 여유가 없다.     


아직 많은 것이 서툴고, 실패가 많은 주식과 코인 투자지만, 그는 오늘도 셰어하우스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하며 설렌다.      


“조만간 파이어 족이 되는 게 제 꿈이 예요.”     


나름 자신 스스로 계획도 세웠다.


'몇 년 안에 주식과 코인으로 성공해서 일을 하지 않고도 생계를 유지하며 나만의 시간을 온전히 내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는 파이어족이 꼭 되고 말 거야.'     


그 일이 이루어지리라는 부푼 야망을 가지고 오늘도 동네를 걷고 있는 그의 발걸음이 제법 가볍기도 무겁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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