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이야기 - 7 비 오는 날 구멍가게
마다가스카르 일상과 여행 사이
그림과 이야기
7
비 오는 날 구멍가게
마다가스카르 길거리를 걷다 보면
가게 주인과 손님이 마주하는 지점이 길과 바로 맞닿아있는 가게를 많이 볼 수 있다.
손님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밖에 서서 “이거 이거 주세요” 하면
가게 주인이 안에서 준비해서 건네주는 방식.
길에 이런 가게가 쭉 늘어서있는데, 문득 보면 가게 하나하나가 액자로 보인다.
액자 안에 고기를 자르고 있는 사람, 한 겹 밖에 걸린 소시지와 고기, 그리고 또 한 겹 밖 기다리는 사람들.
길거리 음식을 파는 사람들은 액자 없이 길 위에 나무 매대를 세우고
큰 플라스틱 통에서 작은 접시에 덜어 손님에게 준다.
접시랑 포크는 반납.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인 무푸가시를 파는 가게도 많다.
무푸가시는 빵을 뜻하는 무푸mofo와 '마다가스카르식'이라는 뜻의 가시gasy로 이루어진 말로,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의 빵" 쯤으로 말할 수 있다.
손바닥 반만 한 앙증맞은 크기로, 쌀과 밀가루를 살짝 튀겨서 만든 국민 간식이다.
간단하게 아침으로 먹기도 좋다.
이 날은 비가 왔었다.
비가 오면 많이 쌀쌀하다.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반팔만 입고 지낼 것 같지만
아프리카는 상당히 큰 대륙이고 항상 더운 곳만 있지는 않다.
특히 아프리카 동쪽은 겨울에 정말 춥다.
나는 겨울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반팔+후드+바람막이를 입고
더 추운 날에는 목도리까지 한다.
비가 오는 날 따끈한 오뎅 국물이 생각나는 것처럼
따끈한 커피와 무푸가시가 생각나는 걸까.
잠시 비를 피하며 사람들이 무푸가시 가게 앞으로 모였다.
쌀쌀한 날 방금 튀긴 무푸가시와 커피 한 잔으로 잠시 손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그림 모아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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