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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서현 cotidien Jun 20. 2018

비 오는 날 커피랑 무푸가시

그림과 이야기 - 7 비 오는 날 구멍가게

마다가스카르 일상과 여행 사이

그림과 이야기



7

비 오는 날 구멍가게



마다가스카르 길거리를 걷다 보면 

가게 주인과 손님이 마주하는 지점이 길과 바로 맞닿아있는 가게를 많이 볼 수 있다. 

손님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밖에 서서 “이거 이거 주세요” 하면 

가게 주인이 안에서 준비해서 건네주는 방식. 


분홍색이 귀여운 가게와 손님의 바지


길에 이런 가게가 쭉 늘어서있는데, 문득 보면 가게 하나하나가 액자로 보인다. 

액자 안에 고기를 자르고 있는 사람, 한 겹 밖에 걸린 소시지와 고기, 그리고 또 한 겹 밖 기다리는 사람들. 


(자동차 창문에 스티커 세 개)


길거리 음식을 파는 사람들은 액자 없이 길 위에 나무 매대를 세우고  

큰 플라스틱 통에서 작은 접시에 덜어 손님에게 준다.

접시랑 포크는 반납.


©mouton.rebelle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인 무푸가시를 파는 가게도 많다.

무푸가시는 빵을 뜻하는 무푸mofo와 '마다가스카르식'이라는 뜻의 가시gasy로 이루어진 말로,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의 빵" 쯤으로 말할 수 있다.

손바닥 반만 한 앙증맞은 크기로, 쌀과 밀가루를 살짝 튀겨서 만든 국민 간식이다.

간단하게 아침으로 먹기도 좋다.



이 날은 비가 왔었다.
비가 오면 많이 쌀쌀하다.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반팔만 입고 지낼 것 같지만 

아프리카는 상당히 큰 대륙이고 항상 더운 곳만 있지는 않다. 

특히 아프리카 동쪽은 겨울에 정말 춥다. 

나는 겨울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반팔+후드+바람막이를 입고 

더 추운 날에는 목도리까지 한다. 



비가 오는 날 따끈한 오뎅 국물이 생각나는 것처럼 

따끈한 커피와 무푸가시가 생각나는 걸까. 

잠시 비를 피하며 사람들이 무푸가시 가게 앞으로 모였다. 

쌀쌀한 날 방금 튀긴 무푸가시와 커피 한 잔으로 잠시 손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비오는 날 거리 풍경






그림 모아두었어요
instagram.com/sunshine.near.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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