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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은 Oct 07. 2021

울면서 억지로 나아가는 게 인생이라고

“괜찮아, 10월에 쓰면 돼...”

씁니다서점일기! #씀씀장구


지난 9월 8일은 망원동에 위치한 동네서점, 작업책방 씀의 (계약)1주년이었습니다. 펜데믹 속에서 기어이 책방을 열고, 이렇게나 미래적이고도 희망적인 시공간이 존재하다니 자조하다 보니 1년이 순식간에 가버렸네요. 아무래도 저희는 이런 나날들이 각자의 인생에 짧은 해프닝으로 그치기보다는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저런...) 서점에서의 날들을 기록으로 붙잡아 두면 책방의 수명도 길어질까요? <작업책방 씀>이 ‘씀씀장구’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름의 한가운데에서부터 일기를 하나씩 공개합니다. 도무지 비슷한 구석이라곤 없는 두 작업자의 같은 하루, 다른 일기를 즐거이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21년 어느날

작업자 1호 미화의 일기


최근 책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 000 작가님의 효과인가? 오늘은 외주도 끝내고 책방 일도 하면서 나름 나쁘지 않게 시간을 분배해 쓴 것 같은데도 여전히 무언가를 빠트린 기분이다. 아니, 기분탓이 아니고 진짜다. 내 영화관 원고를 아직 안쓰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00작가님이 힘내라고 베스킨라빈스 기프티콘도 보내주셨는데 양심상 원고 하나라도 쓰고 먹으려고 아껴두었다. 책방 일과 끝나고 집에가서 쓰면 될텐데 퇴근 후에는 오롯이 덕질만 하고 싶다. 그럼 책방에서 쓰면 되지 않냐고? 사람이 그렇게 똑 부러지게 계획적으로 살면 안되는 거다. 실수도 하고 스불재 수습하느라 울면서 억지로 나아가는 게 인생이라고 시발.. 9월에 울면서 쓰고 있을 미래의 미화에게 미리 응원의 말을 남긴다.


“괜찮아, 10월에 쓰면 돼...”

(그리고 정말 울면서 쓰고 있는 10월의 미화리)


오늘 팔린 책 : 『나의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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