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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은 Apr 22. 2017

Was machst du in Berlin?

너는 베를린에서 무엇을 하니?

안녕 미테, 당분간 못 올 것 같아 오늘 또 왔어.

오늘도 미테에 왔다. 어제의 발견을 오늘 제대로 확인해보고 싶어서였다. 당연하게도 이곳엔 카페와 낮에는 레스토랑을 겸하는 바들이 많다. 두 달이나 베를린에 머물면서도 반의 반도 다 가보지 못할 것을 알기에 눈인사만 부지런히 해두기로 한다.

저마다 각자의 파라다이스를 찾는 방법은 많을 테지.

*오늘의 미테 아트 순례 스타트를 끊은 벽과 위태롭게 붙어 있던 술병들

*지켜보고 있다 / 그래도 건너 갈래? 그러니까 건너 갈래?




유대식 정육점, 모드 앤 멜처(Mogg & Melzer)

어제 들렸던 옛 유대인 여자기숙학교를 다시 찾았다. 1층에 위치해 있는 식당이 알고 보니 내 나름의 맛집 리스트에 작성해놓았던 모그&멜처였던 게 아닌가. 유럽에서 가장 맛있는 파스트라미(소고기를 소금과 마늘, 후추로 강하게 양념한 것) 샌드위치를 만든다고. 실로 진한 고기 맛이 일품이었지만 곁들인 코울슬로가 없었으면 너무 짜기만 해서 쉬이 물릴 것 같았다. (장점이기도 한데, 양이 너무 많다) 분명 맥주와 함께 먹으라는 계시 같았지만 나는 가난한 장기 여행자이니까 가방에 있던 탄산수로 입을 헹궜다. 참, 유럽에선 당연한 팁이지만 코울슬로 추가하면 돈 더 받아요(2.50유로). 샌드위치 자체는 생각보다 저렴했다(9.50유로).




*오늘의 그림의 떡으로 남은 물욕샷들

*어머니의 피자가게를 돕고 있는 친구에게 깜짝 선물하면 좋아할지 아니면 욕을 할지 몰라 킵해둔 슬라이서 / 아마도 남자친구가 환장할 아디다스 콜라보

잘 있어 미테.




*더 반 커피 로스터리! 본점 말고 로스터리를 겸하는 분점으로 왔다. @Schonhauser Allee 8, Prenzlauer Berg 10119


시소버거로부터 40m 거리에 있는 더 반 커피숍은 테이블이 5개는 될까 말까여서 (그나마도 만석이라 야외에 우르르 앉아야 했다-담배 냄새를 공유하며) 그대로 발길을 돌렸는데, 아쉬운 마음이 남아 마침 미테에 여러 번 나온 김에 기어이 널찍한 로스터리 점을 찾았다. 단, 이곳도 좌석이 넉넉하거나 아늑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근사해 보이는 브루잉 바와 믿음직스러운 로스터리 구역, 크림톤 디자인의 깨끗하고 높은 천장들을 훑어보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든다. 실제로 유명세를 탄 것에 비해 소란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막입이지만) 커피 맛은 말할 것도 없고. 마감시간이 오후 6시라는 게 가장 큰 흠일 듯.

플랫 화이트를 시켰습니다. *이곳은 아이스 메뉴도 취급합니다.




집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기다리며. 너 언제부터 거기 있었니.

주말이 지나면 이곳에 올 일은 아마 다시없을 텐데, 매일 같이 멈춰 섰던 정류장에서조차 새로운 구석이 나오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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