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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은 May 22. 2017

[스치듯 드레스덴] 기억할만한 밤

 Memorable night in Dresden

노을이 찾아오는 시간. 저기 어딘가에 내 그림자도 있다.

아우구스투스 다리도 서서히 물들고-
왜 브륄의 테라스를 유럽의 발코니라 하는지 알겠다. 눈에 걸리는 건 정녕 하늘뿐이구나.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도 같은 풍경에 사로잡혔다.

이곳에 있던 모두가, 하나둘씩-나 역시도-자연스레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고, 나는 이런 건 내 인생에 반칙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무슨 꼼수를 썼길래 이런 꿈같은 장면 한가운데에 서 있을 수 있는 걸까. 만약 이 모든 것이 꿈이라 해도 조금도 억울해하지 않겠다고 되뇌기까지 했다. 끝이 아니기를 바라야 하는데 나는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고 겁을 먹는 사람이니까.

누군가 하늘에 파스텔도 칠하고 붓질도 해놓았다.
흔한_드레스덴의_저녁_9시.jpg
그러니 적어도 밤이 올 때까지는 무엇 하나 쉽게 포기하지 말 것.

당장 눈앞에 풍경들이 아름답다고 해서 그동안 쌓아올린 내 모습이 초라해지는 건 아니니까, 혹시라도 입술을 깨물고 싶어질 땐 그냥 같이 웃어버리면 돼.




Take one
Take two
오늘은 나도 라라랜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Are you shining just for me?

마지막 모습은 왠지 미드나잇 인 파리. 9번 트램이 끊긴 12시에는 괴테가 탄 마차가 오나요? 
물론 이곳은 프랑크푸르트도, 라인강도 아니지만, 그래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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