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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독성 Aug 31. 2023

도전은 계속된다.

두 번째 받은 씨앗의 발아를 실패한 후, 더 이상 일을 벌이지 말자 다짐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씨앗이 남았다.


씨앗 세 알.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 보기로 결심했다. 아무래도 집 안에서는 햇빛이 부족해 웃자라는 것 같다. 밖에서 심어보리라 결정을 내렸다. 자연의 바람과 강렬한 햇빛이 잠자고 있는 씨앗을 깨워주지 않을까. 더 잘 자랄 수 있겠지.


마음을 실행에 옮기기로 한 날. 화창하고 무더운 주말, 오늘이 적당한 때라며 바깥으로 나갔다. 역시나 태양은 강렬했고 뜨뜻미지근 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어디에 심을까. 화단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무럭무럭 자라는 소나무, 감나무, 영산홍 그리고 잡초가 자리 잡고 있다. 저 잡초들을 다 뽑기엔 하루가 모자랄듯하다. 무더위에 잡초를 정리하면 지쳐 쓰러지겠지. 잡초가 무성한 자리는 예전에도 패랭이, 수국, 기타 등등 열심히 무언가를 심었던 자리다. 소나무 근처에는 다른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한다는 소리를 얼핏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 잘 자라지 않는다. 내 관리 소홀인가.


어쨌든 잡초도 곤란, 소나무도 곤란한 이곳은 올해도 잡초뷰로 만족 해야겠다. 화분에 심어야겠다. 어떤 게 좋을까. 얼마 전 큰 아이가 학교에서 가지고 온 작은 화분이 보인다. 바질을 심어왔는데 싹이 나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렸지만 결국 바질은 태어나지 않았다. 이름은 태극이.



태극이와 친구들



바질 씨앗의 못다 한 생명까지 얹어서 씨앗을 심었다. 곱게 씨앗을 올리고 흙을 덮어줬다. 이번엔 잘 자라겠지. 아이들과 두 손 꼭 잡고 잘 자라라는 덕담을 건넸다.


뾰로롱 고개를 내밀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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