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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독성 Sep 11. 2023

썸 타는 중입니다.

여기저기 개화 소식이 들려오자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건강하게만 자라 달라 외쳤던 초심은 온데간데없고 조바심이 납니다.  


우리 드래곤이 그런 마음을 알고 불안했을까요.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잎이 말랐습니다. 깜짝 놀라 물을 줬습니다. 장맛비가 계속 내리다 잠깐 해가 비치길래 창문을 열고 일광욕을 시켜줬답니다. 그게 화근이었을까요. 아니면 장마로 습해진 공기에 혹시나 과습이 될까 봐 걱정돼서 물을 조금 줘서 그랬을까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살려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잎이 마른 드래곤 2호



저녁이 되어도 풀이 죽어있었습니다. 맨날 식물을 죽이는 건 운명일까요. 또 하나의 생명을 떠나보낼 마음에 착잡했습니다. 씨앗부터 바라봤던 드래곤 2호가 말라가는 모습은 가슴이 아렸습니다. 정이 많이 들었거든요.


혹시 모를 희망을 위해 물을 한번 더 주었습니다. 물을 흠뻑 준 뒤, 식물등 아래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1시간, 2시간, 3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야말로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다시 살아난 드래곤 2호




다시 힘 있게 펼쳐진 잎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어찌나 기쁜지.  


물 주는 타이밍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 드래건은 저와 밀당하는 걸까요? 모든 식물은 밀당을 즐기는 밀당의 고수인 걸까요?  


요즘 드래곤이랑 제대로 썸 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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