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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잘못 살지 않았다

by 글섬

잘못 살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뿐이다.

우린 우리로서만 살도록 이미 결정된 존재이다.

그대 탓이 아니다.


무언가 다른 게 있지 않았을까,

그 어떤 전환점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게 아닐까,,

다른 게 있었을 거다. 잘못된 선택을 했을 거다. 숱하게 했을 거다.


그러나..

다른 시절과 다른 선택이 있었을 뿐,

다른 그대는 없다.

그래서 그대는 잘못 살지 않았다.

그대로서 항상 최선이었다.

그 불변의 최선이 지금의 후회까지 포괄할 뿐

잘못 살지 않았다.


산다는 건 잘잘못의 갈래가 아니다.

사는 건 오늘 나를 책임지는 일이다.

오늘 살아냈다면 그대는 충분히 옳았고 이미 잘했다.


가끔 아침에 잠에서 깨었을 때 왜 그런지 눈물이 나는 건 잘못 살아서가 아니다.

오늘 나를 책임지기 고단해서다.


잘잘못 같은 건 일별하자.

그런 건 없다.

그저 하늘을 올려다 보거나 바람을 꽃을 아스팔트 틈새를 버티고 흔들리는 풀을 보자.

거기 그대로 그저 있음은 아름다운 것이고,


그대는 잘못 산 게 아니라

그저 소소히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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