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생활연구 - 사생활정경 제3권
〈두 젊은 부인의 회상록(Memoires de deux jeunes mariees)〉은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의 서간체 소설로, 1841년에 일간 신문 《프레스(La Presse)》 지에 연재소설 형태로 두 편으로 나뉘어 출판되었다. 이들 두 편의 소설은 각각 〈젊은 부인의 회상록(Mémoires d’une jeune femme)〉(1834년경에 집필된 것으로 추정)과 〈수녀 마리 데 앙주(Sœur Marie des Anges)〉라는 서로 다른 제목으로 연재되었다. 이후 1842년에 《퓌른(Furne)》 출판사에서 「사생활 정경」(les Scènes de la vie privée) 시리즈로 출간되는데, 발자크가 『인간희극(La Comédie humaine)』을 집필하는 데 영감을 불어넣었던 조르주 상드(George Sand) 헌정으로 출판되었다.
이 소설은 『인간희극』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발자크의 유일한 서간체 소설로 분류된다. 그의 첫 번째 소설 〈스테니(Sténie)〉도 서간체 소설이지만 미완성이고, 〈골짜기의 백합(Lys dans la vallée)〉은 본질적으로는 서간 형식을 내포하지만 일인칭 소설이다. 발자크는 〈골짜기의 백합〉 서문에서, “서간이야말로 허구의 이야기를 그럴 법하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형식”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젊은 부인의 회상록〉이라는 제목으로 봐서는 이 소설의 힘과, 소설에서 이따금씩 드러나는 문어적 폭력성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두 명의 주인공이 정반대되는 성격을 지니는데, 한 명은 가족의 규범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가족들과 맞서 싸우는 열정적인 성격의 여인으로, 이는 『인간희극』을 강렬하게 관통하는 “직관력”의 일환이다. 또 다른 주인공은 이와는 정반대로, 열정 없는 결혼을 받아들이고 어머니로서의 삶을 감수하며 이런 게 여자의 운명이라고 확신하며 가족과 사회가 원하는 대로 체념하고 살아간다. 정략결혼을 선택한 그녀는 아무런 충돌 없이 순탄한 길을 따라 그녀만의 행복을 만들어간다.
▷주인공
- 아르망드 루이즈 마리 드 쇼리외(Armande-Louise-Marie de Chaulieu) : 쇼리외 공작( Duc de Chaulieu)의 딸로, 소설 초반에는 파리에 거주하는 18세 소녀로 등장한다. 첫 번째 결혼으로 마큐메 공작부인(Baronne de Macumer)이 되고, 두 번째 결혼 후엔 가스통 부인(Madame Gaston)이 된다.
- 르네 드 모콩베(Renée de Maucombe) : 프로방스(Provence) 지역에서 결혼하여 르네 드 레스토라드(Renée de l'Estorade)가 된다. 훗날 십여 년 동안 파리에 거주한다.
▷주변인물(서신을 주고받는 인물들)
- 루이 드 레스토라드(Louis de l'Estorade) : 르네의 남편.
- 동 펠리프 드 마큐메(Don Felipe de Macumer) : 추방당했다가 복권되는 스페인 남작, 루이즈 드 쇼리외의 연인이었다가 남편이 됨.
- 페르낭 드 노리아 공작(Duc Fernand de Noria) : 동 펠리프의 형.
▷그 밖에 관련 인물
- 모프리뇌즈 공작부인(Duchesse de Maufrigneuse).
아르망드 루이즈 마리 드 쇼리외(Armande-Louise-Marie de Chaulieu)와 그녀의 친구 르네 드 모콩베(Renée de Maucombe)의 서신 교환은 9월에 시작된다. 두 사람은 블루아(Blois)의 카르멜리트(Carmélites) 수녀원을 이제 막 떠나온 참이다. 그녀들로서는 진정한 해방을 맞이한 셈이다. 서신 교환이 이어지면서 이들 두 여인 앞에 놓인 길이 서로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루이즈는 파리(Paris)에서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파리에서 살고 있는 가족들과 재회하는데, 루이즈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모든 재산을 루이즈에게 물려준다. 할머니의 유산 덕분에 그녀는 가족들에게서 벗어나 독립하게 된다. 루이즈는 요조숙녀가 되고자 노력하고, 그녀의 매력은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녀는 그녀를 한층 더 생동감 있게 만들어줄 연인을 찾고 싶어 한다. 요컨대 그녀가 원하는 건 열정이다. 루이즈는 사교계에 귀부인으로 데뷔하고픈 마음에, 완전한 의상을 갖추고 무도회에 참석한다. 그녀는 명망을 얻으려 노력한다. 그러다 그녀는 결국 그녀의 가족들, 특히 스페인 대사가 된 아버지와 다시 가까이 지내게 된다. 그리하여 루이즈는 펠리프 에나레(Felipe Henarez)의 스페인어 수업을 듣기 시작한다. 사실 펠리프는 마큐메 남작(Baron de Macumer) 작위를 가진 스페인 귀족이었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거의 몰락한 상태로 파리로 추방된 처지였다. 나중에 루이즈는 펠리프의 신분을 알게 되고, 그와 결혼한다. 그들의 결혼은 열정과 욕망을 따른 결혼이다. 이들은 부부라기보다는 연인으로 살아가는데, 루이즈는 어머니가 되는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다.
반면에 르네 드 모콩베(Réné de Maucombe)는 프로방스(Provence) 지역으로 돌아가 정착한다. 그녀가 끝내 수녀가 되기를 거부한다면 루이 드 레스토라드(Louis de l’Estorade)와 결혼해야 할 처지였다. 작은 농가인 크랑파드(La Crampade)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이 남자는 보잘 것 없긴 하지만 그럭저럭 적당한 상대였다. 그는 르네를 사랑하는 것 같았지만 르네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사이엔 모종의 계약이 성사되어, 르네를 구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그들은 결혼한다. 르네는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나름 만족하며 자신의 방식대로 생활을 꾸려나간다. 그녀는 농가를 개조하고, 루이에게서 반드시 고위관직에 오르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제1부는 르네의 두 번째 출산으로 마감된다.
제2부에서 루이즈는 펠리프의 사랑과 열정으로 질식할 지경에 이른다. 그러다가, 결혼한 지 몇 년 만에 펠리프가 사망한다. 4년 뒤, 루이즈는 마리 가스통(Marie Gaston)이라는 시인과 비밀리에 재혼한다. 그들은 3년 동안 시골에 숨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데, 루이즈는 극도의 질투심에 시달리게 된다. 그녀는 결국 남편이 자신을 속이고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때문에 그녀는 서른 살에 걸린 폐병을 일부러 치료하지 않고 죽어가도록 방치한다. 사실 그녀의 남편은 죽은 형의 미망인을 도와주느라 파리를 수시로 오갔을 뿐인데, 이로 인해 루이즈는 남편을 의심했던 것이다. 결국 루이즈는 끝내 모성애를 알지 못하고 죽는다는 걸 후회하면서 고통 속에서 죽는다.
한편, 르네는 남편의 경력에 온갖 힘을 쏟는다. 르네 부부는 사회적 신분의 계단을 한 단계씩 힘겹게 올라간다. 루이 드 레스토라드는 마침내 프랑스 귀족원 의원이 되고, 레지옹 도뇌르(Légion d’honneur) 2등 훈장을 가슴에 패용한 회계 감사원장이 된다. 르네는 남편을 물심양면으로 보필한다. 루이가 교양을 쌓고 자기를 계발하도록 고무해 끝내 출세시킨 장본인이 르네이다. 르네는 세 번째 아이도 갖는다. 그녀는 루이즈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머니가 되는 것에 대해, 출산과 수유는 힘들고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고통스럽기 짝이 없지만, 세 아이들을 보살피는 즐거움도 그에 못지않게 크다고 쓴다. 결국 르네는 사교계의 귀부인이 된다. 열정을 포기하고 정략결혼을 선택한 르네는 진정한 모성애를 깨닫게 되는 반면에, 열정을 추구한 루이즈는 사랑의 행복을 맛보지만 모성애가 충만한 르네에 대한 질투심은 어찌할 수가 없다.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두 여인은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들은 똑같은 교육을 받았지만 서로 다른 길을 택하고, 세상에 대해, 사랑과 결혼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다. 그들은 계속 친구로 남아 서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들이 무엇을 할 계획인지,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후회하는지에 대해 토로한다. 서간 형식 덕분에 독자들은 그녀들의 선택의 무게를 가늠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평가할 수 있다. 발자크 자신은 “르네와 오랫동안 사느니 루이즈에게 살해당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이 서간체 소설의 기원은 18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젊은 부인의 회상록〉과 〈수녀 마리 데 앙주〉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두 소설을 1835년에 병합한 결과가 이 소설이다. 초안 형태로 남아 있던 〈수녀 마리 데 앙주〉는 무대 설계가이자 인물화가인 발자크의 기술적인 관점에 따라 매우 흥미로운 밑그림의 형태로 『인간희극』에 병합된다.
이 소설에서 발자크는 상반되는 두 인물로 양분하는 방식을 취했다. 프랑스 예술 비평가 가에탕 피콩(Gaëtan Picon)은 자신의 비평서에서, “르네는 이성이다. 그녀는 지혜의 선택이자 지속성의 선택이며 운명의 지배(그리고 상상력에 의한 보상)를 표상한다. 반면에 루이즈는 열정이다. 그녀는 살아있는 상상력이자 지속성과 죽음에 초연한 삶으로, 결국 지속성도 죽음도 잃게 된다.”고 지적한다.
▶ 작품 배경/등장인물/줄거리/분석 : 프랑스어판 위키피디아 번역
▶ 볼드 처리된 문장은 원작의 표현을 번역해 그대로 인용한 문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