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생활연구 - 사생활정경 제5권
발자크가 모데스트 미뇽(Modeste Mignon)을 썼던 시기는 1843년 여름을 한스카 백작부인(Ewelina Hańska) 곁에서 보내고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Pétersbourg)에서 돌아온 직후였다. 한스카 부인과 함께 했던 이 시간의 영향력은 결정적이다. “사랑하는 여인”의 곁에서 그녀의 가족과 친지들과 함께 지낸 시간들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캐릭터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발자크는 먼저 한스카 부인을 모델로 이야기의 뼈대를 만든 후에 그녀와 함께 지내는 동안 만나고 관찰했던 사람들로 살을 붙여 풍성한 이야기를 완성했을 것이다. (모데스트(Modeste)는 젊은 한스카 부인의 모습이고, 모데스트의 아버지 샤를 미뇽(Charles Mignon)은 한스카 부인의 아버지의 사촌과 유사하다.) 어쨌든, 아래의 헌사만으로도 발자크의 영감의 원천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낯선 그대에게,
대지의 노예의 딸이자 사랑의 천사, 환상의 악마이고, 신앙의 아이이자 경험의 노인이며, 두뇌는 남자이되 가슴은 여자이고, 희망의 거인이자 고통의 어머니이며 그대 꿈의 시인인 그대이여. 여전히 아름다움 그 자체인 그대에게 이 작품은 그대 영혼 속에 간직된 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대의 사랑과 환상, 그대의 믿음과 경험, 그대의 고통과 희망이, 빛나는 씨실을 지탱하는 날실처럼 깃들어 있으며, 이 작품에 드러나는 표현들은 학자들이 추구하는 잃어버린 언어의 문자들과 같습니다.”
(오노레 드 발자크, 〈모데스트 미뇽〉 헌사.)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의 지리적 위치도 독창적이다. 현실 세계의 모든 면을 다루고 싶어 했던 발자크는 오래 전부터 항구 도시의 모습을 그리고자 해왔다. 때문에 발자크는 〈모데스트 미뇽〉에서 르아브르(Le Havre)를 선택했다.
이 작품의 제1부가 1844년 4월에 《주르날 데 데바(Journal des débats)》 지에 실린 뒤, 구독자의 항의를 의식해 1844년 5월과 7월에 수정되었다. 개정을 통해 대중성을 갖추게 되자 《흘레노프스키(Chlenowski)》에서 2부로 나누어, 제1부는 〈모데스트 미뇽〉이라는 제목으로, 제2부는 〈세 명의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후 1846년에 전4권으로 구성된 《퓌른(Furne)》 판본의 「사생활 정경」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 시몬 바빌라 라투르넬(Simon Babylas Latournelle) : 르아브르(Le Havre)의 공증인
- 아그네스 라투르넬(Agnès Latournelle) : 공증인의 아내, 떠벌이 시골 아낙
- 장 버차(Jean Butscha) : 공증인의 제1서기, 꼽추
- 엑쥐페르 라투르넬(Exupère Latournelle) : 공증인의 아들
모데스트(Modeste)의 아버지 샤를 미뇽 드 라 바스티(Charles Mignon de La Bastie)는 짧은 시간에 재산을 축적했다가 파산했다. 파산 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4년 동안 인도(Indes)로 떠났다.
아버지가 집을 떠나 있는 동안 모데스트와 그녀의 어머니는 의지할 만한 친구의 관대한 보살핌을 받으며 지냈다. 모데스트는 파리지엥(parisien) 시인 멜키오르 드 까날리(Melchior de Canalis)에게 편지를 쓴다. 그는 모데스트가 존경하고 만나보고 싶어 하는 시인이다. 이로써 소설은 무려 74개의 장(章)으로 전개되는데, 이들 짤막한 장들은 대체로 모데스트와 이 시인이 주고받은 편지들로 구성된 서간체 형식이다.
그러나 모데스트의 편지에 답장을 보내는 사람은 시인 본인이 아니라 그의 비서인 에르네스트 드 라 브리에르(Ernest de La Brière)이다. 그는 교양 있고 우아한 젊은 남자로, 모데스트를 직접 만나게 되었을 때 그만 사랑에 빠진다. 이때는 아직 모데스트의 아버지가 중국과 수익성 좋은 아편 거래로 큰돈을 벌어 인도에서 돌아오기 전이다. 모데스트의 아버지가 큰돈을 벌어 돌아오자 비로소 까날리가 모데스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렇지 않아도 소심한 연인인 에르네스트는 모데스트에게 또 다른 새로운 연인, 에루빌(Hérouville) 공작이 나타나자 더욱 절망에 빠진다. 재산가인 에루빌 공작은 미뇽에게 다양한 파티와 리셉션을 열어주는데, 그 와중에 까날리와 에루빌이 연적으로서 모데스트가 괴로울 정도로 맞대결을 벌인다. 에르네스트를 지지해주는 사람은 오로지 버차(Butscha)뿐이다. 그는 모데스트에게 몹시도 헌신적이며, “비천한 서기라고 자칭하는” 꼽추 서기이다.
이때부터 이 소설은 이른바 “사고 실험”이 된다. 요컨대, 모데스트의 캐릭터를 감안할 때, 그녀가 어떤 심리적 요소로 인해 결국 구혼자들 중 한 사람에게 치우치게 되는지 그 과정을 따라간다.
▶ 작품 배경/등장인물/줄거리 : 프랑스어판 위키피디아
▶ 볼드 처리된 문장은 원작의 표현을 그대로 번역해 인용한 문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