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생활연구 - 지방생활정경 제7권
〈시골의 뮤즈(La Muse du département)〉는 1832년에 집필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1837년에 개정되어 그 해에 《베르데(Werdet)》에서 「지방생활 정경」으로 분류되어 〈시골에 온 파리 사람들(Parisiens en province)〉 연작으로 출판된다. 이후 1843년에 《수브렝(Souverain)》에서 역시 「지방생활 정경」에 〈시골에 온 파리 사람들〉 연작으로 출간되었다. 그 사이에 여러 차례 개정되고 내용이 재분류되면서 애초의 역사적 배경과 연대기적 설명들이 사라진다. 또한, 초판에는 존재했던 장(章) 구분이 최종판에서는 삭제된다.
이 소설에서 조르주 상드(George Sand)가 “여류작가”의 전형으로 묘사되는데, 조르주 상드 자신도 그녀의 회상록 〈내 생의 이력(Histoire de ma vie)〉(1854∼1855)에서 친구인 발자크에 대해 언급하며 스스로를 일종의 “시골의 뮤즈”라고 칭한다. 발자크는 이전 작품에서 이미(혹은 이후 작품인 〈또 하나의 여자 연구(Autre étude de femme)〉에서) ‘재능 있는 여성’에 대해 “품격 있는 여성”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재능 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꿈에 도취될 뿐이라는 의미이다.
〈시골의 뮤즈〉는 독자에게 하나의 사회 전체를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은 발자크의 걸작 〈창녀들의 영광과 비참(Splendeurs et misères des courtisanes)〉과 〈잃어버린 환상(Illusions perdues)〉에 필적할 만한 작품으로, 『인간희극』 중에서도 「사생활 정경」과 「파리생활 정경」, 그리고 「지방생활 정경」 사이에 교량적 역할을 하는 작품이다.
지방 도시 상세르(Sancerre)에 파리지엥 저널리스트 루스토(Lousteau)가 내려온다. 상세르에는 예전에 왕정시대에 징세 청부인이었던 장-아나스타스-폴리도르 밀로 드 라 보드레이(Jean-Anastase-Polydore Milaud de la Baudraye)의 아들이 있었는데, 야심가인 그는 그 지역에서 명성을 얻으려 애를 쓴다. 그는 재산은 이미 충분히 소유하고 있었기에 지역의 명성을 얻어 아름다운 아내와 명망 있는 살롱을 얻을 수 있기를 열망한다. 마침내 그는 디나 피에드페(Dinah Piédefer)라는 여인을 발견한다. 그녀는 아름답고 영민하지만 재산이 없어서 좋은 혼처들이 선뜻 나서질 못했다. 그녀는 이 야심가와 결혼한 덕분에 그 일대에서 가장 명성 있는 살롱을 주도하며 지역의 명사들을 초대하게 된다.
이 지역에서는 이미 조르주 상드(George Sand)와 라이벌로 여겨지던 디나 드 라 보드레이(Dinah La Baudraye)는 가명으로 시집을 발표했던 이력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이 지역의 성공만으론 성에 차지 않았고, 남편과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일상이 쓸쓸하고 서글펐다. 그녀는 파리 출신의 상류층 저명인사인 오라스 비앙숑(Horace Bianchon) 박사와 저널리스트인 에티엔 루스토(Étienne Lousteau)를 집으로 초대했다. 에티엔 루스토는 우아하면서도 경쾌하고, 경박한데도 냉소적이고 재치 있는 사교계 명사였다. 발자크는 이 인물을 『인간희극』 전반에 걸쳐 저널리스트의 전형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는 보드레이 부인을 재미 삼아 유혹하고, 그녀는 그가 그녀를 부르지 않았는데도 그를 쫓아 파리로 상경한다.
파리에서 디나 드 라 보드레이는 루스토가 그녀를 속였을 뿐, 자신은 아무 의미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또한, 자신의 재능도 파리라는 대도시에서는 인정받을 만큼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는다. 루스토는 그녀를 멀리하고, 그녀는 물질적, 정신적으로 빈곤해진다. 그들은 6년간 함께 살지만, 그녀는 루스토를 진정 사랑하는 반면에 루스토는 사랑하는 시늉만 할 뿐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와의 관계에서 두 아이를 얻는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의 유산을 뺏고, 그녀에게 끝까지 맹렬하게 집착한다. 다행히도 예전에 그녀에게 구혼했다가 거절당했던 판사 클라뉘(Clagny)만은 그녀에게 변함없이 충실한 친구로 남는다.
발자크는 이 소설에서 불륜의 사랑이라는 주제 이외에도 지방생활이 지적으로 얼마나 빈곤하고 불행한지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루스토와 비앙숑이 영국 작가 앤 래드클리프(Ann Radcliffe)의 문체의 오류와 모순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을 빌어 교정쇄와 인쇄 기술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발자크는 루스토를 의지박약과 게으름으로 인해 실패한 작가의 전형으로 그린다.
발자크만큼 자신의 작품을 통해 다른 작가들에 대한 진심어린 경의를 표한 작가는 거의 없다. 이는 발자크 특유의 사심 없는 성격의 일환으로, 보들레르(Baudelaire)가 개탄했던 것처럼 발자크의 머릿속이 “온통 숫자로 뒤덮여 있다”고 해서 그의 마음까지 그런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골의 뮤즈〉는 조르주 상드(George Sand)와 같은 여류작가가 되는 꿈을 꾸며 조르주 상드를 모방하는 인물로, 스스로 글 좀 쓴다고 자부하며 작가인 체하려 드는 보바리(Bovary) 부인의 “문학” 버전이다. 여성에 대해 관대한 발자크이지만, 이 소설에서는 “스스로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껏해야 문학과 간통이 뒤죽박죽된 여성들에 대해 무척 냉혹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분명, 조르주 상드에 대해 진실한 경의와 우정을 지녔던 발자크로서는 당시에 너도 나도 조르주 상드를 모방하려 들었던 여성들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발자크는 조르주 상드에 대한 경의뿐만 아니라 스탕달(Stendhal)에 대해서도 경의를 표한다. 그는 당시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스탕달에 대해서도 문학 평론의 가치를 처음으로 일부 인정했던 작가라고 평하며 존경심을 표하고 있다.
▶ 프랑스어판 위키피디아를 제가 번역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