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생활연구 - 파리생활정경 제14권
〈사업가(Un homme d’affaires)〉는 1844년에 출판된 단편 소설로, 《헤첼(Hetzel)》에서 〈채권자의 술책(Les Roueries d’un créancier)〉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가, 몇 달 뒤 일간지 《시에클(Le Siècle)》에 재발표되었다.
처음 출판될 당시 편집자에 의해 수정된 이후 1845년에 발자크 자신이 『인간희극』의 「파리생활 정경」에 편입시켰고, 1846년에 《퓌른(Furne)》에서 1845년 일자로 기재된 파리 주재 오스트리아(Autriche) 총영사 제임스 로스차일드(James Rothschild) 남작에게 바치는 헌사와 함께 〈사업가의 초상(Esquisse d’un homme d’affaires d’après nature)〉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이후 1847년에 《수브랭(Souverain)》에서 〈교도소의 비극(Un drame dans les prisons)〉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가 《퓌른》에서 〈사업가〉라는 제목으로 변경했다.
〈또 하나의 여자 연구(Autre étude de femme)〉에서처럼 이 작품에서도 식사에 참석한 손님들 사이의 대화가 이야기의 주축을 이룬다. 공증인 카르도(Cardot)가 그의 정부인 곡마사 말라가(Malaga)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말라가는 요즘 그녀에게 있어 최우선 문제인 돈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한다. 돈으로 시작된 대화는 그 자리에 모여 있던 소송 대리인 데로슈(Desroches)와 풍자만화가 장 자크 빅시우(Jean-Jacques Bixiou), 시인 라울 나탕(Raoul Nathan), 신문 연재소설가 에티엔 루스토(Étienne Lousteau)와 샤를 에두아르 뤼스티콜리(Charles-Édouard Rusticoli), 드 라 팔페린(de La Palférine) 백작 등이 꺼내는 다양한 화제로 이어진다.
그러다가 화제가 자연스럽게 부채로 바뀌자, 데로슈는 막심 드 트라이유(Maxime de Trailles)와 세리제(Cérizet) 사이에 벌어진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는 부채가 많은 멋쟁이 신사 막심 드 트라이유와, 채권 매입 전문가인 교활한 두 사업가 페르낭 뒤 티예(Fernand du Tillet)와 클라파롱(Claparon) 사이에 벌어진 대결 이야기로, 페르낭 뒤 티예(Fernand du Tillet)와 클라파롱은 〈뉘싱겐 상사(La Maison Nucingen)〉나 〈세자르 비로토(César Birotteau)〉, 〈또 하나의 여자 연구〉에서 이미 여러 차례 등장했던 인물들이다. 여기에 〈잃어버린 환상(Illusions perdues)〉에서 다비드 세샤르(David Séchard)를 파멸시켰던 쿠엥테(Cointet) 형제의 조력자 세리제(Cérizet)까지 가세한 것이다. 막심이 속아서 부채를 갚게 되었던 당시에 그는 앙토니아 쇼카르델르(Antonia Chocardelle)와 동거하고 있었는데, 세리제가 변장을 하고 앙토니아를 찾아가 막심이 매우 낮은 가격에 매입해 가격을 끌어올렸던 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한다.
이 작품은 인물들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에 삽입된 이야기로, 돈, 채권 매입에 대한 문제가 복합적인 과정을 거쳐 전개된다. 우리의 영원한 채무자 막심 드 트라이유를 비롯해 채권 매입 전문가들인 클라파롱, 카르도, 데로슈, 그 밖에 누구도 이 이야기의 진정한 주역이 아니다. 이 이야기의 진정한 주제는 바로 “돈”이다. 편집적인 방식으로 취급되는 “돈”은 “투기꾼”의 시대에 상당히 잘 부합되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늘 곤궁한 생활로 급전이 필요했던 발자크에게는 특히나 최적의 주제이다. 발자크는 이 소설을 불과 이틀 만에 완성해 두 번 다시 팔았다.
▶ 참고 사이트 : 불어판 위키피디아
▶ 작품 배경 / 줄거리 / 분석 모두 상기 불어판 사이트를 제가 번역해서 발췌 및 인용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