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사랑해?

by 홍탁

장난꾸러기 두 아들을 돌보다보면 눈이 퀭해지거나 무작정 눕고 싶어질 때가 많다. 하지만 아이들 재롱에, 또 순수함에 울고 웃는 행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것, 이 세상 부모라면 백퍼센트 공감하리라.


요즘엔 특히 둘째의 애교에 온몸이 녹아내린다. 퇴근길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을 열면 형과 뒤엉켜 있다가도 벌떡 일어나 “아빠~ 아빠~” 하며 달려올 때, 눈이 안 보일 정도로 함박웃음을 지으며 아빠 등에서 말타기 할 때, ‘아빠 힘내세요!’의 마지막 소절인 ‘아빠~’에 맞춰 집 안이 떠나갈 듯 “아빠~ 아빠~” 외칠 때, 이 순간만 오면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런데 초등학교 1학년 첫째는 예전 같지 않다. 엄마 아빠 사이에 들어가 꼭 끌어안고 자던 녀석이었는데, 이젠 머리에 팔배게를 해주거나 품에 안고 잘라치면 조금 안겨 있다 슬쩍 밀어낸다. “아빠 사랑해?” 하고 물으면 “알면서”라며 말끝을 흐린다. 숙제 하라고 하면 만화 본다고 하고 목욕탕에 같이 가자고 하면 “바나나우유는 사줄 거지?” 하고 먼저 확인한다.


그러다가우연히 3년 전 아이 사진을 앨범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아직 둘째가 배 속에 있을 때, 첫째는 날마다 엄마 아빠 틈을 비집고 들어와 잤다. “너 이렇게 꼭 붙어 자야겠냐?” 물었더니 능청스럽게 “가족이니까.” 하던 녀석이었다. 그 말에 먹먹해져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첫째와의 달콤한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 멍하니 있는데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가 내게 가끔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아들아, 아빠는 너 어릴 적 때가 자꾸 떠오른다. 눈만 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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