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시의 것이라고
박연준이 <쓰는 시간>에서 말했다
아내가 얼마 전부터 가방을 골라달라 한다
뭐 하나 싶으면 모바일숍에서 가방을 본다
자기 전 가장 분주한 시간
카멜, 파프리카 이 색상 어때?
가죽 이만하면 가성비 쩐다
디자인은 복주머니가 실용적이지
이건 마크가 너무 세!
내 머릿속에도 가방이 넘쳐난다
돌고
돌아
구찌!
잠시 동공지진
이내 돌아서는 아내
는 다시 분주하다
슬픔은 구찌의 것
슬픔은 시의 것
...
가방이 중요한 게 아니었어
옷이 없다는,
진리
이제 슬픔은 나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