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조르르 달려가 방문 틈으로 형을 탐색하는 효준이. 이제 3학년에 올라가지만 다섯 살 터울인 형의 키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다. 그저 우러러 볼 뿐이다. 한창 사춘기를 맞이한 형은 말수가 줄었다. 동생은 늘 형과 어울리고 싶지만 도무지 틈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방학이 되니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효준이의 끝없는 구애에 마음이 동한 걸까. 형이 물을 먹으려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이때다 싶어 뒤에서 팔을 두르고 와락 안는 동생. 평소 같으면 징그럽게 왜 이래! 하며 떼어냈을 텐데. 형은 물끄러미 아래를 응시하며 잠시 서 있었다. 곧이어 밤톨만한 동생 머리를 쓰다듬었다. 효준이는 적응이 안 되었는지, 잠시 얼어붙고 말았다. 그러고는 금세 호옹 호옹~ 하는 감탄사를 뱉으며 형의 품을 파고든다. 몇 달 전이었다. 밖에서 놀다 들어온 효준이가 자기 친구 형들은 동생들한테 친절하다며 시무룩해 있을 적에, 우리 부부는 형에게 당부했었다. 조금만 동생에게 살갑게 대해주라고. 그동안 실망도 많이 했겠지만, 효준이는 지치지 않고 사랑 표현을 했다. 군것질을 해도 형의 것을 꼭 먼저 챙겼고, 형이 오늘 아침에는 왜 목이 쉬었는지 궁금해 했다. 형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잘 알았고 형이 장난을 걸어올 때 제일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형이 달라졌다. 함께 소파에 앉아 책도 읽어주고 재밌는 얘기도 들려준다. 세상 부러울 게 하나 없는 동생의 눈빛을 형은 알아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