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알 것 같아

by 홍탁

정확히 8년 전 오늘을, 페이스북은 한 장의 사진으로

재현해준다.


바닷가 해변에 엎드려 꺄악 소리지르던 여섯 살 재원이!

아이의 미소를 타고 햇살이 부서진다.

꽈악 안아주려고 하다 아이가 먼저 풍덩 아빠 품에 안긴다.


품 안의 자식이 이토록 눈물나는 순간인지 요즘 깨달아가고 있다. 사춘기 경계선 그 언저리에 와 있는 아들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보인다.

내가 알아서 할게!! 이 말이 그렇게 서운한 거구나.

영혼 없이 대답하는 응? 응! 이란 목소리가 가슴을 후벼파는구나!

대화 좀 하자 부탁하고,

어지럽힌 방을 치워주고,

뚱하다 못해 건방이가 된 아이를 인내한다.


우리 부부는 저녁 늦게 잠시 걸었다. 막 마감 중이던 카페에 들러 그릭요거트딸기를 샀다. 집에 돌아와 아들에게 내밀자 금세 미소가 돈다.

싸운 거 아니구나! 툭 던진 아이의 말에 '걱정했나, 요놈이...' 슬쩍 마음이 부드러워진다.

아이 방에서 힘겨루기도 하고 학원 진도, 오늘 방방장에선 뭐하고 놀았는지, 학교에서 인기 있는 남자 체육선생 얘기도 듣고, 아직 여친은 없다는 솔직한 고백도 나누다보니 아이 얼굴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간 듯 했다. 아빠~~ 가 최고야!! 자전거 뒤에 매달려 내 등을 파고들던, 그 순수한 아이 말이다.


아내가 아들에게 조용히 일러준다.

아빠가 너무 행복하다고 엊그제 그랬는데, 그게 언제인 줄 아니? 네가 아주 잠깐 웃었을 때야...

아들은 잠깐 날 쳐다보고는 씩 웃는다. 그날, 정말 오랜만에 늦게까지 아빠 엄마 침대에서 있어준 재원이.


아빤 네 마음 이제 좀 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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