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나무야

by 홍탁

효준이가 그린 그림을 아내가 보여줍니다. 올리브 나무처럼 순이 싱싱하고 사과 같은 열매를 풍성히 맺은 탐스러운 나무였습니다. 그림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효준이는 그랬답니다. 저는 천천히 그림을 살펴보았습니다. 나무 줄기가

건강히 뻗어나가 있고 그 줄기마다 이파리가 무성했습니다. 작은 줄기 하나도 빠지지 않고

열매가 달린 나무는 보는 것만으로도 충만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그림을 잘 펴서

효준이 책상에 올려두었습니다.

"아빠, 그림 마음에 들어?"

"어 너무 좋은데."

"그래 그럼 됐지 뭐."

뭐가 됐다는 걸까. 잠시 생각하다 효준이가 예전에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아빠는 나무야. 큰 나무."

나는 그만 눈시울이 뜨거워져 아이 방을 얼른 나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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