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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혁 건축가 May 04. 2022

3.15 제주도에서 집 지을 때 주의할 점

PART 3. 건축 설계와 관련된 궁금증



제목 : 전원주택 집짓기 궁금증 100가지

-홈트리오 건축가 3인방이 전하는 집짓기 입문 필독서-


저자 :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PART 3. 건축 설계와 관련된 궁금증


3.15 제주도에서 집 지을 때 주의할 점


우리들의 꿈. 그리고 꿈의 섬 제주도. 한 번쯤은 제주도에 집을지어 사는 꿈을 다들 꾸셨을 텐데요. 지어진 것을 사는 것은 그나마 편한데, 그러한 집들은 마음에 들지 않고.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너무 비싸고. 결국에는 땅을 구해서 직접 짓는 프로세스로 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모든 기반이 마련되어 있는 단독주택 택지에서도 집을 짓는 것이 어려운데, 아무것도 없는 제주도에서 집을 짓는다는 것은 10년이 아니라 20년이 늙을 수도 있는 일 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내륙지역보다 더 까다로운 건축법을 적용받고 있는 제주도는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내가 원하는 집을 못 짓는 상황까지 다다르게 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제주도에서 특히 주의해야 하는 점을 체크해 드리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제주도에서 집 지을 때 주의할 점을 총 4가지로 구분하여 이야기드리겠습니다.


1. 부동산 말만 믿고 땅을 사지 말자

2. 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자

3. 내륙지역 대비 비싼 건축비를 계산하자

4. 기반시설 유무를 확인하자


타 지역에서 집을 짓는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제주도는 특히 위의 4가지 사항을 꼼꼼히 주의해서 일을 진행시켜야 합니다. 하나씩 설명드려볼게요.


1. 부동산 말만 믿고 땅을 사지 말자


부동산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땅을 파는 입장이지 이 땅에서 일어나는 행위까지 책임질 지유는 없거든요. 많은 분들이 제주도에서 땅 구입 후 집을 못 짓는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부동산 책임으로 몰아가려고 많이들 하는데요. 문제는 소송에 들어간다고 해도 못 이깁니다. 


부동산에서는 건축이 가능한 땅을 팔았을 뿐, 인허가가 안나는 땅을 판 것은 아니거든요. 말장난처럼 느껴지지만 매우 중요합니다. 건축은 가능해요. 다만 인허가 조건은 개인이 맞추어서 가져와야 합니다.


맹지는 아니지만 인허가 조건을 맞추지 못한다면 집을 못 지을 뿐인 거예요. 그래서 순수하게 부동산 말만 믿고 땅을 구입하시면 안 되며, 꼭 지역 인허가 담당공무원에게 찾아가서 땅에 대해 물어보고 그래도 의심스럽다면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건축은 집 짓기를 시작만 안 했다면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한 번은 있습니다. 하지만 땅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번 구매하고 계약금을 완납하면 그 이후부터는 모든 책임이 건축주한테 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조언드려도 꼭 아는척하면서 저희만 안 듣는 사람들 있습니다. 실재로도 10분 중에 9분은 저희 말 안 들을 거예요. 왜냐고요? 본인들이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들 하시거든요. 


"내가 잘 아는 부동산이야. 괜찮아."

"이 바닥에서 최고의 전문가야. 의심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

"사람 관계 믿고 가는 거지 뭐. 너무 걱정 말게."


정말 죄송하게도 저희들은 일을 할 때 '사실'을 믿을 뿐 '사람'을 믿지는 않습니다. 


한 두 번만 더 확인만 한다면 솔직히 사기당할 확률을 절반 이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친척이든 친구든 여러분들께 부탁하고 싶은 것은, 계약금을 넣기 전에 딱 한 번만 의심을 해보고 전문가에게 확인 정도만 받으라는 것입니다.


2. 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자


제주도의 경우 내륙지역에 비해 인허가 기간이 상당히 깁니다. 예를 들면 내륙지역의 경우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을 경우 15~30일 안쪽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인허가가 납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심의라는 단계가 있어 평균 2개월 이상의 인허가 기간을 잡아 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보완 떨어질 확률이 높아 넉넉히 3개월 정도를 허가 기간으로 잡아 놓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경험상 한번 심의를 들어갔다가 보완이 떨어지면 평균 보름 이상은 인허가가 지체된다고 보면 됩니다. 모든 땅이 심의 대상은 아니지만 내 땅 위치가 바닷가가 보이는 곳에 있고 경관과 관련된 어떠한 시설이 주변에 있다고 한다면 거의 대부분 심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정리하면 보통 도면을 그리는 시간을 3개월, 인허가 기간을 3개월, 최소 6개월 이상을 설계기간으로 잡아 놓아야 집을 지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만족된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내륙지역 대비 비싼 건축비를 계산하자


제주도는 섬입니다. 다시 말해 차로 모든 인력이나 자재, 장비들이 갈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자재의 경우 모두 배를 통해 이동되며, 인력은 비행기로 이동이 됩니다. 다시 말해 공사비의 상승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가진 땅이라는 것입니다.


제주도는 평균 15~30%의 건축비 할증을 받습니다. 저희들은 20% 정도를 받고 있는데요. 내륙지역과 동일하게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할증이 붙는다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시장 단가라는 것이 정해져 있습니다. 너무 싸도 문제이며, 너무 비싸도 문제입니다. 너무 최저가 찾다가 낭패 보지 말고 적정선에 있는 금액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면서 서로 좋은 방법이라 설명드리고 싶네요.


직영 공사하면 저렴하지 않냐라고 물어보시는데요. 자재비 및 인건비는 어차피 동일합니다. 다만 부가세 정도 뺄 수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개인이 자재비 및 장비대 등을 이용하면 어차피 도매가로 못 받아요. 이론상으로는 10% 이상을 남길 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계산해보면 5% 정도가 직영공사의 매리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기반시설 유무를 확인하자


지금 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주도는 섬이며, 지질의 대부분이 화산석입니다. 다시 말하면 현무암으로 구성되어 있어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고 모두 아래로 흘려 내려가 버립니다.  아마 한국에서 가장 물이 귀한 곳이 제주도 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제주도는 지하수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모든 집 짓는 인허가 조건에 상수도가 기본 조건이며, 상수도가 없는 곳은 애초에 허가조차 넣을 수 없습니다. 


제주도에서 집 짓는 분들은 꼭 기억하세요. 땅을 살 때는 주변 시세보다 싸다고 덜컥 사는 것이 아니라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의심을 해 봐야 하는 것을요. 그리고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땅은 남이 봐도 좋은 땅입니다. 싸게 팔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있으니 싸게 파는 거예요. 그 점을 잊지 마세요.


제주도 땅 중 조금 싸다 싶은 땅들이 있는데요. 그런 땅들은 99%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땅일 경우가 큽니다. 그리고 기본 허가 조건인 도로가 3m 폭 이상이 안 될 것입니다. 이런 땅들의 경우 건물 자체를 지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제주도에서는 맹지라고 구분하는 것이 맞습니다. 


제주도에서 땅 구입 시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객관적인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옆 땅에 집이 있으니까', '근처에 집이 있어서 내 땅에도 집 지을 수 있는 줄 알았다' 등의 근거 없는 스스로의 확신 때문입니다.


어설프게 알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생각합니다. 내 집 지을 땅이잖아요. 객관적인 정보와 확실한 정보들을 검토하신 뒤 땅을 구입하시고, 그 땅 위에 안전하게 집을 건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좌측부터) 이동혁 건축가, 정다운 건축가, 임성재 건축가

[집이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다.]

Architecture  Team : 홈트리오(주)

대표번호 : 1522-4279

홈페이지 : http://hometr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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