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건축 설계와 관련된 궁금증
-홈트리오 건축가 3인방이 전하는 집짓기 입문 필독서-
저자 :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아파트보다 전원주택이 넓으니 아파트 평수보다 전원주택은 무조건 작게 지어야 한다.'가 인터넷에 떠도는 말입니다. 대부분 이런 이야기 하는 분들치고 전원주택 지어 사는 분들 많이 없더라고요.
카더라 통신이라고 하던가요. 어디서 들었는데, 누가 이야기하던데, 어떤 곳에서 그렇다던데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전문가처럼 댓글 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 취향은 존중해 드립니다. 다만 전원주택을 짓는 목적을 다 잊은 상태에서 관리적인 부분만 계속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손 들이기 싫고 관리하기 싫으면 절대로 전원주택 가면 안 됩니다. 앞마당에 자라는 잡초도 매일 뽑아줘야 하는데 어떻게 관리 안 하고 전원주택에 살겠습니까.
만약 관리와 편리성을 따졌다면 아파트가 무조건적으로 좋습니다. 전원주택을 전문적으로 짓는 저희들이지만 아파트가 나쁘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분명 편리한 것은 맞으니까요.
전원주택의 현실과 로망을 혼동하시는 것 같아요. 전원주택은 100% 현실입니다. 입주하시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몸을 움직여 집을 관리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한 활동이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이 전원주택 생활입니다. 특히 6평짜리 농막 지으라고 유도하시는 분들. 진짜 반성하셔야 합니다. 말 그대로 농막이잖아요. 농막 보고 전원주택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과 공용면적 등으로 생각보다 많은 면적을 찾아먹고 있습니다. 34평이라고 하면 실 면적은 적을지 모르지만 발코니 확장과 계단실, 홀, 엘리베이터실과 마지막으로 주차장 등으로 대부분의 면적을 찾아먹고 있습니다. 공용면적마저도 같이 사용하고 있으니 없는 면적이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전원주택은 공용면적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모든 공간이 실 면적입니다. 다만 전원주택을 처음 짓고 들어갔을 때 아파트보다 작다고 느끼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파트는 콤팩트하게 구성되는 특허받은 평면들입니다. 향과 조망을 우선시하기보다는 각 층에 모든 세대가 균등한 컨디션을 요구하는 것이 평면설계의 목적이 있습니다.
전원주택은 내 땅에 내 집만 짓는데 다른 사람 집 걱정하면서 짓지는 않죠. 가장 좋은 조망권과 향을 기본으로 배치가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답답하게 짓지 않습니다. 개방감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으로 크게 구성합니다.
특히 같은 30평대라고 해도 동선에 따라서 작아 보이거나 커 보일 수도 있으며, 전원주택은 단층이 아닌 2층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는 1층의 면적만이 머릿속에 이미지로서 자리 잡게 됩니다.
30평이 한눈에 들어오는 공간이 아닌 2층을 제외한 1층만 가시성으로 확보되니 당연히 작게 느껴질 수밖에 없죠.
한국은 협소 주택처럼 작은 공간에 적응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파트처럼 거실을 중심으로 탁 트이는 공간 구성이 이미 익숙하게 머릿속에 자리 잡아 있습니다.
아파트와 같은 느낌의 면적을 전원주택에서 느끼려면 최소 7평 이상은 크게 설계해야 합니다. 그래야 계단실부터 복도 등의 공간에 면적을 할애해도 1층에 진입했을 때 답답함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층을 구분하지 않고 단층으로 집을 설계한다면 분명 전원주택이 같은 평수 대비 넓어 보입니다. 다만 2층으로 구성하게 되면 분명 좁아 보일 것입니다. 기억하세요. 7평입니다. 7평의 마법이라고도 저희들이 이야기하는데요. 아파트보다 딱 7평 이상 더 평수를 계산하여 공간을 설계해 보면 그때야 건축주님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공간이 탄생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