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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지하 대피소의 생체 공학적 설계

종말과 재난에 대비한 건축-생존학개론

by 이동혁 건축가
9부: 생존 건축의 세부 기술과 응용


제59화. 지하 대피소의 생체 공학적 설계 – 땅속에서 숨 쉬는 유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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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면이 무너졌다.
모든 통신이 끊기고, 빛은 사라졌다.
하지만 그들은 무사했다.

지하 20m, 인간은 ‘살기 위해’ 땅속으로 들어갔고,
건축은 ‘살리기 위해’ 살아 움직였다.
그것은 단순한 대피소가 아닌, 살아있는 생체공학적 시스템이었다.


� 생체공학적 설계란?


Biomimetic Design, 생체공학적 설계는 자연의 구조, 생리, 순환 시스템을 모방하여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생명체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설계 방식이다.

지하 대피소는 더 이상 ‘콘크리트 상자’가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 환경을 감지하고, 적응하고, 재생하는 공간이다.


�️ 1. 호흡하는 대피소 – 공기순환 시스템


✅ 폐를 닮은 순환구조

복층 공간의 심호흡형 벤틸레이션 시스템

유입-정화-배출이 미로처럼 순환되며, 산소 레벨 유지

미세한 진동이나 인간 활동으로 내부 공기 순환이 자연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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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물막 필터 시스템 (Biofilm Filter)

미생물 군집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제거

별도 동력 없이도 반영구적 정화 가능

“자연은 항상 정화한다. 건축도 그 원리를 따른다.”


� 2. 스스로 수분을 저장하는 구조 – 수집과 재생 시스템


✅ 응결 수집 벽면 (Condensing Wall)

벽면 온도 차를 활용하여 공기 중 수분을 응축

물방울은 벽면을 타고 흘러 정수 시스템으로 유입

사막 식물의 구조를 모방한 외벽 패턴

✅ 지하 지열을 활용한 수온 유지

일정 온도(지중 15~18도)를 활용하여 물을 냉각/온열

음용, 세척, 식물 재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 가능


� 3. 내부 생태계와 공생하는 대피소 – 식물, 미생물, 인간의 공존


✅ 바이오돔(Biodome) 소규모 재배 구역

식물은 산소를 내뿜고, 이산화탄소를 흡수

LED 태양광 시뮬레이션 + 수경재배 시스템 적용

거주자의 정신적 안정에도 기여

✅ 생분해성 순환 시스템

폐기물 → 분해 박테리아 → 비료 → 식물 성장

자급자족형 폐기물 순환 모델

“지하에 있어도, 생명은 죽지 않는다. 오히려 생명을 키운다.”


� 4. 지능을 가진 벽과 바닥 – 센서 기반 생체 시스템


✅ 온도 감응형 외피 (Thermochromic Skin)

인간 체온 및 외부 조건에 따라 색, 투명도, 밀도 변화

공간의 압박감을 줄이고, 시각적 안정을 제공

✅ 촉각 감지 바닥

거주자의 움직임, 무게, 속도를 인식

넘어짐, 이상행동 감지 시 내부 경보 시스템 작동

고령자, 환자 보호 시스템으로 최적


�️ 5. 자기치유 구조(Self-Healing Structure)


✅ 미세균열 복구 콘크리트

콘크리트 내부에 침전균 배양

습기 유입 시 박테리아가 탄산칼슘을 생성, 균열을 메움

유지보수 불가능한 지하 구조물의 이상적 솔루션

✅ 유기질 피복재

상처 부위에 스스로 수축 및 응고

인체 상처 회복 메커니즘에서 착안


� 실제 생체공학 대피소 적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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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 철학: 대피소는 감옥이 아니라 '두 번째 생명체'여야 한다


지하에 갇히는 것은 생존이 아니라 **‘유폐’**가 된다.

하지만 생체공학적 설계는 사람을 감싸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며,
심지어 지하에서도 생명을 ‘순환’시킨다.

기계가 아닌 유기체.
차가움이 아닌 따뜻함.
절망이 아닌 희망.

지하에서 살아 숨 쉬는 건축, 그것이 바로 미래 대피소의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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