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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택지 Sep 08. 2020

다 지난 슬리퍼

제로 웨이스트까지는 아니고  less웨이스트, less양심의 가책

여름이 오기 전에 회사에 신고 다닐만한 슬리퍼나 샌들을 사겠다고 손이 드릉드릉했는데, 지겹도록 내린 비에 크록스만 주야장천 신고 다녔다. 임작님도 슬리퍼 신고 오니까~하고 당연하게 나도 슬리퍼만 쭐레쭐레 신고 다녔는데, 가끔 길가 유리에 비치는 내 모습이 동네 백수가 따로 없더라. 그래도 좀 차려입고 다녀야겠구나 했는데 벌써 9월이다. 그래도 뭐, 계절 타는 건 역시 역시즌, 끝물에 사야 세일이 빵빵하잖아?



Teva 테바 보야 슬라이드

100% 재생 플라스틱 위빙 스트랩

정가 39,000원 글을 다 적고 나니 한국 공식 유통사에서 품절이 됐다...미국 공홈 주소라도...

우선 내가 사려고 보고 있는 테바의 슬라이드.

내가 원래 화이트 성애자이긴 한데 신발은 더더욱 화이트, 뉴트럴 계열만 신는다. 나에게 테바는 색상, 무늬가 화려한 게 많고 유명한 오리지널 라인은 스포티한 감성이어서 늘 논외였는데, 화이트톤의 여기저기 매치하기에 좋을 보야 라인의 이 디자인을 찾았다. 거기다 스트랩이 발등 전체를 감싸는 디자인이다. 이런 디자인이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줘서 발에 힘도 덜 들어가고 덜 아프다.

이 스트랩을 테바는 전부 재생 플라스틱 원사로 만든다. 테바는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목표로 신발을 만들면서 브랜드의 대표적인 위빙 스트랩을 재생 플라스틱 원사로 교체했다. 또 패키징을 축소한 후 물 3억 8천만 갤런(14억 리터)과 포장 중량을 460만 파운드(2천 톤) 줄였다고. 테바가 한국에 상륙하고 수많은 카피가 나오면서 붐을 일으켰었는데 이런 점이나 마구마구 따라 해 주었으면...



MOO CHUU 무츄 POP THUMP

폐타이어, 자동차 시트 재생고무 

정가 29,000원 바로가기

무츄는 태국의 브랜드로 신발의 스트랩, 밑창 모두 원하는 색상으로 커스텀할 수 있는 브랜드다. (우리나라에서는 X자 스트랩 디자인만 밑창과 두 개의 스트랩 색상을 골라 커스텀이 가능하다.) 나는 얼핏 보면 가죽 슬리퍼 느낌이 나는 심플하고 세련된 pop thump 라인의 다크 브라운 색상을 골랐다. 그렇다. 알록달록한 것을 안 좋아한다. 엄지발가락만 스트랩에 꾀어 넣고 발목 가까이 올라오는 스트랩이 발등을 감싸주는 디자인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렇게 발등 위까지 잡아줘야 발이 안 아프다. 진짜 어릴 때는 이런 거 신경도 안 썼는데...

고무로 된 이 슬리퍼는 방수는 물론이고 미끄러지지 않게 디자인됐다고 한다. 비가 많이 오는 나라, 태국에서 만들어졌으니 믿을만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 고무는 폐타이어나 자동차 시트에서 얻은 원료로 재생된 고무다. 폐타이어라니, 절대 안 찢어질 것 같다. 이 슬리퍼는 신은 모습이 더이쁘니 착샷은 인스타에 무츄를 검색해보자. 이런 덴 광고해줘야 한다.




서있는것도 힘들어 하는 사람인지라 세상 편한 슬리퍼만 찾아봤는데, 좀 더 디자인이 화려한 슬리퍼를 찾는다면... 조금 기다림이 필요하다. 아직 국내 유통되는 지속 가능한 슬리퍼나 샌들을 많이 못 찾았다는 소리다. 대신 월드와이드- 전 세계로 배송 가능한 브랜드는 알고 있다. 그 대신 좀 비쌀 수도 있고, 좀 배송비가 들 수도 있고, 좀 오래 걸린다. 그래도 괜찮다면 구경이라도 해보자.



ROTHY'S The Knot 로티스 매듭 슈즈

100% 재생 플라스틱 갑피

115달러 / 한화 약 13만 원대 (배송비 별도)  바로가기

영국 왕자빈인 매건 마클과 영원한 페퍼 포츠, 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신고 나와 유명해진 로티스.

이 로티스는 재활용 플라스틱 원사를 재료로 3D 프린터를 활용해 신발을 제작한다. 페트병 3개가 신발이 되는데, 이마저도 원단을 잘라 만드는 게 아니라 3D 프린터로 원단을 짜 신발 모양이 나오다 보니 배출되는 쓰레기가 6%에 불과한 심리스 신발이 탄생한다. 신발 패키지는 다시 박스로 포장할 일이 없도록  85% 재활용 소재로 튼튼하게 만들었고, 상자를 밀봉하는 로티스의 시그니처인 블루리본 역시 rPET일만큼 지속가능성에 대해 진심인 편. 

로티스는 플랫슈즈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스니커즈나 단화에 가방까지 있더라. 역시 슬리퍼도 빠지지 않고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랑스러운 디자인의 the knot 라인을 꼽아봤다. 90년대 하이틴 스타일이 유행이다 보니 클래식한 디자인에 컬러가 포인트로 빵 하고 터지는 이 레드 컬러의 슬리퍼는 한 번쯤 추천해줘야 하지 않겠나. 이런 게 신으면 또 기분이 좋거든요.



AshA:eleven Bloom 아샤:일레븐 에스파듀 블룸

재활용 원단 자투리 스트랩

390 랜드 / 한화 약 2만7천원 (배송비 별도) 바로가기

남아프리카와 케냐의 수공예 작업이 공정거래로 이루어지는 천연, 업사이클 여성의류 브랜드 아샤:일레븐. 

재활용 원단의 남은 자투리 스트랩과 황마 직조의 바닥, 천연고무 밑창이 하나의 샌들이 된다. 스트랩으로 발목에 둘둘 감아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패브릭이라 발등이나 발목이 쓸려 물집 잡힐 일도 없다. 아무래도 패브릭에 마소재라 비에는 약하겠지만, 다음 여름에는 비가 덜 오길 바라보자. 

이 브랜드의 정책상 새로운 플라스틱 소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도매 주문건도 생분해 플라스틱 포장을 사용하고 온라인 쇼핑 주문건에 사용하는 택배 봉투는 퇴비화가 가능한 브랜드 제품을 사용 중이다. 그러니 직배송을 한다면 택배 봉투는 일반쓰레기로 분류하면 된다. 또한 전체 판매액의 10%를 FoodDrive에 기부해 지역사회의 기아퇴치에 동참하고 있다. 여러모로 한 켤레 정도는 가뿐히 사주고 싶은 맘이지만 아쉽게도 2500랜드 이상이여야지 직배송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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