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택지 Jan 08. 2021

따뜻한 촉감, 소창에 반하다

[LIFE} 소창 수건 그리고 소창 잠옷


여분의 수건을 구입하려 알아보다 문득 다른 소재의 수건이 있을까 싶어 천연소재의 수건을 검색해보았다. ‘먼지가 안 나는 소창 수건’이라고 판매하는 수건을 발견했고 그때 소창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소창은 목화솜에서 뽑아낸 실을 이용해 만든 23수 면직물이다. 일회용 기저귀가 나오기 전에 사용하던 천 기저귀를 소창으로 만들었고, 이불 안감으로도 사용했다. 부드럽고 통풍이 잘 되기 때문에 행주, 수건, 손수건으로도 활용된다. 옛날에는 장례식 관끈으로 사용되어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쓰는 원단으로 우리 민족에게는 오랫동안 친숙한 직물이라 한다. 


@ 민족소식


소창 원단은 강화도에 생산한 원단이 유명했다. 강화도는 1970년대까지 직물 산업이 번성한 고장으로 1933년 조양방직이 문을 연 이래, 크고 작은 직물공장이 생겨나고 공장 직원 수가 수천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1970년 중·후반 합성섬유가 생산되면서 대구로 섬유 생산의 중심이 옮겨 가고 강화의 직물산업은 쇠락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소규모 소창 공장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강화도 직물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소창 체험관이 몇 해 전 개관했다. 1938년 건축된 한옥과 염색공장을 리모델링하였다.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최초의 방직 공장을 개조한 조양방직 카페는 이러한 강화도의 스토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소창의 장점은 빨리 마르고 흡수력이 좋고 먼지가 없는 것이다. 깨끗하게 삶아서 사용할 수 있어 위생적이고, 사용할수록 더 포근하고 뽀송뽀송해진다. 


소창은 처음 사용할 때 반드시 풀기를 빼주어야 한다. 제작과정에서 옥수수 전분으로 풀이 매기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에 1시간 정도 담근 후 주물러 풀기를 제거하고 여러 번 헹구어준 후 베이킹 소다 적당량 넣고 20-30분 삶은 후 헹군다. 이것을 ‘정련한다’ 또는 ‘길 들인다’라고 말한다. 



내가 처음 써 본 소창은 수건이다. 물 흡수도 잘 되고 건조도 빠르고 무엇보다 사용하면서 따뜻한 느낌이 좋다. 소창은 세탁을 하면 할수록 더욱 하얗게 되고 부드럽게 길이 든다. 그러나 약간의 보풀은 감안해야 한다. 구입한 곳은 애기똥풀이다. 소창 제품만 전문으로 판매한다. 구매 평도 좋았고 여러 장 구입 시 사은품도 챙겨준다. 배송은 느린 편이라 빠른 배송을 원한다면 다른 구매처를 이용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애기똥풀에서 소창 제품을 구입할 때 별도 비용을 내고 '정련 추가'를 선택할 수 있다. 집에서 삶고 정련하기 번거로운 나는 '정련 추가'해서 소창 수건을 구입했다. 



수건을 사용해보고 나니 소창의 따스한 느낌이 잠잘 때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보니 마침 소창 잠옷을 파는 곳이 있었다. 굳니스(Goodness)라는 곳이다. 이 곳에서는 소창으로 만든 '수건과 행주, 잠옷 바지' 세 가지 품목만 팔고 있다. 


번갈아 입으려 잠옷 바지 두 벌을 구입했다. 입었을 때 따스함이 느껴져 기분 좋게 잘 수 있다. 세탁을 하면 약간의 주름은 생긴다. 다음에 소창으로 만든 잠옷 종류로 원피스나 상의도 있다면 사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다음에는 일회용 키친 타월 대신 소창 행주를, 일회용 마스크 대신 소창 마스크를 사용해 보려고 한다.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이 소창 마스크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일회용도 줄이고 피부 트러블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일회용 제품들을 소창으로 하나하나씩 대체해 간다면 환경적이고 건강한 지구를 만드는 데 나도 한몫할 수 있겠지. 



작가의 이전글 일년 노선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