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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택지 May 28. 2021

내가 보려고 만든 선크림 고르는 법

reef-safe, non-nano, recyclable 선크림 찾기

이사한 사무실은 오후부터 햇살이 깊게 들어온다. 그리고 오후 5시가 되면 나의 자리를 지글지글 태우기 시작한다. 정확히는 나의 왼쪽 뺨을. 아무리 비타민D 합성이 모자란 21세기 직장인이라지만 그렇다고 한쪽 얼굴만 제물로 바치고 싶진 않다. 햇살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선크림이 시급하다.


사실 봄부터 선크림을 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귀찮아서 미루고 미룬 것이지... 귀차니즘에 빠진 육체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정신이 따로 분리되어있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선크림 고르는 법을 단계별로 정리했다.

 


1단계 : 성분 골라내기 _ 옥시벤존, 옥티녹세이트


올해 하와이에서는 옥시벤존, 옥티녹세이트가 들어간 선크림 판매 및 유통금지가 시행됐다. 2018년에 통과된 법안이 적용된 것. 금지한 두 가지 성분은 자외선 차단 성분으로 사람의 피부를 보호하는 반면 해양생태계에는 치명적이다. 산호초가 하얗고 앙상하게 죽어가는 백화현상에 기여하기 때문. 물론 산호초의 백화현상은 기후온난화가 큰 주범이긴 하지만 거기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선크림에 포함된 성분 중 저 두 성분이 하고 있는 것.

그럼 저 두 가지 외에도 문제가 되는 성분들도 있냐고 묻는다면 다이버들의 성지 동남아 팔라우를 예로 들겠다. 팔라우는 옥시벤존, 옥티녹세이트를 포함해 총 10가지 성분을 제한하고 이 중 하나라도 선크림에 포함되어 있으면 반입 자체를 제한한다.


팔라우가 제한하는 선크림 성분

옥시벤존, 옥티녹세이트, 옥토크릴렌, 4-methyl-benzylidene camphor, 메틸파라벤, 에틸파라벤, 부틸파라벤, 벤질파라벤, 트리클로산, 페녹시에탄올


선크림을 사기 전 화해에서 성분을 확인해보자.

화해 > 검색 > 성분으로 검색 > 제외할 성분 : 옥시벤존, 옥티녹세이트 > 카테고리 : 선케어

이렇게 필터링을 거치면 산호초에게 안전한 선크림들을 찾을 수 있다. 성분사전에서 위 성분들을 검색해 즐겨찾기에 등록해 놓으면 더 편하게 확인 가능. 아이러니 한 사실은 EWG 등급 2~3등급에 해당하는 성분들도 있다는 것. 어차피 인간에게 돌아오는 환경오염인데 이런 성분도 지극히 인간 중심이다.


2단계 : 무기자차 논 나노 확인하기


무기자차는 미네랄 성분이 물리적으로 자외선을 산란시켜 튕겨내는 자외선 차단제의 종류다. 피부에 보호막을 한 겹 씌운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문제는 보호막이 하얀색이라 얼굴에서 허옇게 떠보일수 있다는 것. 이걸 방지하기 위해 미네랄을 나노 단위로 쪼갠 선크림도 있다. 나노 단위의 미네랄은 피부 세포보다 작아 인체에 흡수되면 위험하다. 물론 그건 해양생물체에게도 마찬가지다. 무기자차를 고른다면 논 나노인지를 확인하자.


3-A 단계 : 용기 확인하기 _ 재활용이 잘 될만한 용기


사실 2단계까지는 쉽다. 화해 어플을 통해 필터링 안되는 논 나노는 셀링포인트를 잘 아는 화장품 업체가 알아서 제품 이름에 명시하기까지 하니까. 우리의 문제는 늘 용기가 아니겠는가.


선크림도 리필이 가능한 곳도 있다. 망원동의 알맹상점. 역시, 알맹상점은 없는 게 없다. 알맹상점에서는 아이썸의 선크림을 용기에 담아 갈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망원동이 가깝지 않고, 또 아쉽게도 옥티녹세이트가 들어가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선크림을 구매하기 위해 플라스틱이 딸려오는  막을 수가 없나 보다. 그럼 재활용이 제대로  만한 선크림을 찾아보는  어떨까.

대부분의 선크림은 튜브 타입이다. 그리고  튜브는 other 아니면 LDPE. 뚜껑은  다른 재질이다. 튜브와 뚜껑 모두 other 통일이면 모를까. 뚜껑은 따로 분리배출해야 하는데  그래도 손바닥만  선크림 용기에서 뚜껑을 분리하면 크기는  작아진다. 알다시피 작은 플라스틱은 재활용되지 않는다. 15cm 이하의 크기는 선별장에서 재활용 탈락 위험에 놓인다. 그렇담 뚜껑과 본체가 단일소재에 15cm 이상이면 재활용될 가능성을 최대 확률로 끌어낼  있지 않을까? 라는 결과에 도달했다.


참존 패밀리 선 플루이드

SPF50+/PA++++

무기자차 / 논 나노 / 용기 : PP 단일소재 + 단상자 : PET

200ml 25,000원 바로가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나의 뇌피셜을 결론으로 눈에 보이는 화장품 가게마다 들어가 선크림을 뒤집어보았다. 그리고 딱 하나 건졌다. 참존의 패밀리 선 플루이드. 뚜껑까지 PP 단일 소재다. 크기도 커서 재활용 선별과정 중 탈락될 위험도 적어 보인다. 바디 겸용으로 나온 제품이라 여기저기 막 발라도 넉넉한 200ml 용량이다 보니 야외활동이 많거나 가족과 같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참고로 참존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확인한 결과 단종은 아니고 올리브영처럼 다른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만 구입 가능!


3- B 단계 : 재활용 알아서 해주는 곳 찾기 _ 공병 수거 브랜드


참존 선크림은 용기 외에 플라스틱 단상자가 존재했다. 테스터만 보고 단상자는 생각도 못했다. 단상자는 PET 소재다. 단상자도 물론 15cm 이상이니 재활용 확률은 높겠지만 두 개의 쓰레기라뇨.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여기저기 둘러보니 공병 수거를 하는 브랜드의 선크림을 산다는 의견이 많았다. 공병 수거란 재활용해주겠단 약속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Melixer 멜릭서 비건 에어핏 선스크린

SPF50+ PA++++

유기자차 / 용기 : PP+PE + 뚜껑 : PP + FSC 인증 종이 단상자 / 공병 수거 (with 테라사이클)

50ml 30,000원 바로가기


멜릭서는 PETA에서 인증한 비건 화장품 브랜드다. 유리용기를 사용해 유심히 보고 있던 브랜드였는데 선크림을 출시했더라. 하지만 펌핑 타입이라 멈칫했다. 아무래도 펌핑용기는 복합소재라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하니까.  사실을 멜릭서같은 비건 브랜드가 모르진 않았을 . 멜릭서는 올해 '미사이클(me:cycle)'이라는 이름으로 테라사이클과 공병 수거를 시작했다. 여기 가면 멜릭서의 친절한 공병 수거 방법을 안내받을  있다. 선스크린 용기는 뚜껑, 펌프, 본체로 분리하고 본체의 제품 설명 스티커를 제거해서 보내면 된다. 용기 재질은 김작자가 1 1 문의로 물어봤다. 전성분과 함께 용기도 전재질 표기  시행해줬으면 좋겠다...


택배 상자 없이 구입하고 싶다면

readytowellness 레디투웰니스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길 9-8 4층

 


AROMATICA 아로마티카 수딩 알로에 미네랄 선스크린

SPF50+/PA++++

무기자차 / 논 나노 / 용기 : PE + 뚜껑 : PP + 종이 단상자 / 공병 수거

50ml 22,000원 바로가기


공병 수거를 통해 수거된 용기를 자사 제품 용기로 다시 사용하는 아로마티카는 화장품 선택지에서는 빠지지가 않는다. 한국에서는 찾기 힘든 순환경제의 좋은 표본이다. 선크림 같은 화장품 용기는 아직이지만 아로마티카가 알아서 잘하겠지, 싶다. 용기 재질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따로 검색하거나 문의하지 않아도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알아보는데 제일 시간이 들지 않는 브랜드라 감사하다.

오늘 소개하는 제품 중 유일하게 선택지 멤버 중 임피디가 사용해본 선크림이다. 기억해야 할 점은 딱 하나. 흔들어서 사용할 것. 오일과 분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공병 수거는 신사에 위치한 본사... 가 아니라 이제는 1층에 위치한 '제로 스테이션'으로 방문하거나 택배 접수로 가능하다. 공병 수거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여기로.


L'OCCITANE 록시땅 렌느 블랑쉬 UV 쉴드

SPF50

혼합자차 / 용기 : LDPE + 종이 단상자 / 공병 수거 (with 테라사이클)

30ml 55,000원  바로가기

해외에서는 자외선 차단지수 표기법이 다른 것인지 PA 지수에 대한 표기는 없다. 분리수거 표기법도 다른지 뚜껑에 대한 표기도 없다. 이런  제일 헷갈리는데 다행히 록시땅은 테라사이클과 계속해서 공병 수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 분리만 해서 주면 문제없다. 사실 이게 맞지. 소비자가 하나하나 알아보고 신경 써야 하는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 먼저 알아서  해놓으면 되는 문제인데 말이다.

록시땅은 전국 매장에서 수거하는 시스템이라 구매해서 사용하고 갖다 주면 . 택배 없는 공병 수거의 접근성은 제일 높다고   있다. 가격제일 높은  문제지만...


이 외에 아모레퍼시픽의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공병 수거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제품이 너무 많아 하나하나 소재와 성분을 확인할 수 없어 소개는 하지 않고 한방에 정리된 이미지를 드려요. 자세한 정보는 여기.

@아모레퍼시픽 뷰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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